규제·금융화·서비스…새해 블록체인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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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김병철 2019년 1월15일 11:52
이미지=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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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블록체인의 대중화가 이루어졌지만, 2018년엔 ICO(암호화폐공개)의 거품이 꺼지면서 암호화폐 가격이 꾸준히 하락했다. 일부에선 2019년에도 하락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투자 관점의 암호화폐 가격만이 블록체인 산업을 평가하는 척도는 아니다. 지금도 블록체인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기존 제도와 융합하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규제, 금융, 서비스 분야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G20 암호화폐 가이드라인 논의


올해엔 블록체인 규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회색지대의 블록체인이 제도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글로벌한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주요 선진국들이 규제를 만들면, 나머지 나라들도 비슷한 방향으로 따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들은 암호화폐를 암호화 자산(Crypto Assets)으로 부르기 시작했고, 올해 6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릴 회담에서 규제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수도 있다.

다만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을 분리해 보려는 우리나라 정부는 당분간 'ICO 전면 금지' 입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ICO 실태조사 실시 후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ICO는 간단한 사업계획서만 가지고 남의 돈을 모아서 사업을 하는 것"이라며 규제산업인 금융이 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해 국회에 블록체인 관련 법안이 여럿 발의됐지만, 정부의 강경한 입장에 변화가 없는 한 실제로 법이 만들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지난해 11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렸다. 사진=G20 제공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지난해 11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렸다. 사진=G20 제공


 

■ 글로벌 금융기관 진입 저울질


금융 관점에서 보면, 탈중앙화가 핵심인 블록체인은 금융기관 없이도 참여자들끼리 경제활동을 영위하게 한다. 쉽게 말해 중간의 신뢰기관인 은행을 없애는 프로토콜이다. 하지만 최초의 비트코인 블록이 생성된지 10년이 지난 2019년, 반대의 움직임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 블록체인이 기존 금융산업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금융기관들이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제이 클레이튼 미국 증권거래위원장은 지난해 모든 ICO는 증권이니 증권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기존 자본시장법 적용을 받는 '증권형 토큰 발행(STO)'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인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가 준비 중인 암호화폐 거래소 백트(Bakkt)가 주목받고 있다. 몇차례 연기됐지만 미 규제당국이 백트의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승인하면 기관 투자자의 암호화폐 투자 가능성이 상당히 커지기 때문이다.

■ 기존 IT기업 서비스 본격 출시


블록체인 업계는 청사진이 아니라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출현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최근엔 ICO로 많게는 수천억원을 모은 스타트업보다, 기존 기업들이 블록체인 서비스를 내놓는 게 더 빠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의 자회사인 그라운드엑스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공개했고,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은 암호화폐 링크(LINK)를 발행했다. ‘한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왓챠와 숙박 애플리케이션 야놀자도 블록체인 사업을 시작했다. 이들의 강점은 기존 서비스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일부 승인된 이용자만 참여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쪽의 움직임은 매우 활발하다. 'ICO는 금지하고 블록체인 기술은 진흥한다'는 정부 방침에서 후자가 이 분야다. 삼성에스디에스(SDS)는 은행연합회의 블록체인 기반 인증서비스인 뱅크사인(BankSign)을 개발했고, 관세청 수출통관 물류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미국 아이비엠(IBM)도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Maersk)와 블록체인 물류 플랫폼 트레이드렌즈(TradeLens)를 공동개발했고, 이 플랫폼에는 94개 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 기사는 <한겨레신문> 1월15일치와 인터넷한겨레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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