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제스트 "전산오류로 6억원 유출...롤백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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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모
박근모 2019년 1월19일 20:24
비트코인이 개당 5.5만원에 거래되고, 6억원 상당의 암호화폐가 외부로 유출되는 전례 없는 전산오류가 발생한 코인제스트가 해결 방안으로 '롤백(Roll back)'을 결정했다. 롤백은 현재의 데이터를 오류 이전 시점으로 되돌리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미지=Getty Images Bank


 

코인제스트는 지난 18일 18시 30분경 발생한 전산오류는 해결됐고, 19일 05시에 서버 복구 및 거래를 재개했다고 19일 밝혔다. 자산 및 거래 정보는 전산오류 발생 전 정상 거래가 이뤄진 마지막 시점인 18일 18시 33분 18초를 기준으로 롤백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코인제스트 측은 "18일 저녁 이벤트 참여 보상으로 400여 명의 회원에게 암호화폐 WGT토큰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일부 회원의 입금 내역이 실제와 다르게 반영되는 전산오류가 발생했다"라며 "일부 고객이 오입금 사실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매매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급격한 시세 하락이 일어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커뮤니티 '코인판'에 올라온 출금 인증 이미지. 이미지=코인판


 

사건 당시 국내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코인제스트 개인 계정에 수만 개의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가 입금됐다는 인증이 올라왔다. 특히 일부 고객들은 입금된 암호화폐를 대량으로 시장에 매도했다. 이로 인해 개당 400만원을 호가하던 비트코인이 5.5만원에 거래되는 등 가격 급락이 발생했다.

또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오입금된 암호화폐를 외부 지갑으로 이체했다', '원화로 출금했다'고 주장하는 사용자도 등장했다. 코인제스트에 확인한 결과 이는 모두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코인제스트 측은 "10여 명의 회원은 오입금 및 전산 오류를 인지하고도 약 6억원 상당의 암호화폐 및 한화 출금을 시도했다"라며 "해당 고객에게 즉각적으로 연락해 자산 반환을 요구하고, 대다수 회원은 반환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유출된 6억여원 중 3억원 상당의 암호화폐와 원화는 아직 반환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제스트 관계자는 "현재 몇 명의 고객은 연락이 닿지 않아 반환 요청을 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비정상 거래로 충분히 인식 가능하지만, 거래를 체결·출금까지 했다는 것은 형법상 횡령이나 절도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법률 검토를 거쳐 반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코인제스트는 이번 사건은 전산오류로 인해 존재하지도 않은 코인이 거래소 개인 지갑에 입금, 거래가 이뤄진 만큼 약관에 따른 비정상 거래로 원천적으로 무효라는 입장이다.

법무법인 바른의 한서희 변호사는 이에 대해 "거래소 약관에 해당 조항이 있는 경우 이번 조치는 법적으로 문제없어 보인다"며 "다만, 전산오류로 인한 것인 만큼 거래소의 과실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향후 코인제스트가 회원들 혹은 당시 거래를 진행한 이들에게 일부 피해 보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코인제스트 측은 "전산오류로 인한 거래에 대해서 회원들에게 피해 보상 계획은 현재 없다"며 "9시간의 서버 점검으로 인한 기회비용 손실을 주장하는 회원도 존재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정확한 피해 규모를 측정하기 어려운 만큼 현실적으로 피해 보상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내부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논의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코인제스트가 전산오류 해결을 위해 롤백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 업계 전문가는 "롤백은 특정시점으로 되돌리는 것을 의미한다"며 "거래소의 경우 암호화폐와 원화가 거래되는 곳으로 그사이에 정당한 거래를 한 이들은 의도치 않은 손해를 볼 수 있다"며 롤백은 엄격한 기준에 의해서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종희 코인제스트 대표는 "거래소 출범 후 전례 없는 전산오류로 고객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코인제스트는 국내 게임 개발사 한빛소프트가 지분투자(25%)를 하며 유명세를 탔다. 이후 트레이드마이닝 도입과 거래소토큰 '코즈(COZ)'를 발행하며 지난해 8월에는 한때 빗썸과 업비트를 제치며 국내 거래소 중 거래량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트레이드마이닝은 거래소에서 암호화폐를 거래할 경우 거래소토큰을 채굴형태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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