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 폭락에도 비트코인 ATM은 잘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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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gh Cuen
Leigh Cuen 2019년 1월29일 07:15
비트코인 ATM(현금입출금기) 시장이 큰 호재를 만나 활기를 띠고 있다.

비트코인 ATM 운영사인 아테나 비트코인(Athena Bitcoin)의 라틴아메리카 담당 이사 마티아스 골든혼은 비트코인 ATM이 신흥 시장에서 “은행의 실질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ATM은 비트코인 가격 등락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증명됐다.”

사진=athenabitcoin.squarespace.com


 

암호화폐 ATM 기기 찾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인 ATM 레이더(Coin ATM Radar)에 따르면 전 세계에 설치된 암호화폐 ATM은 2015년 1월 기준 471대에서 현재는 4,213대로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대부분 암호화폐 ATM은 비트코인만 취급하고 있지만, 일부는 다양한 디지털 자산을 지원하고 있어 웹 기반 거래소에만 의존하던 암호화폐 시장에 훨씬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도 했다.

파나마에 본부를 둔 스타트업 크립토바이어(Cryptobuyer)의 베네수엘라 출신 최고경영자 호르헤 파리아스는 기업들이 라틴아메리카의 잠재적인 고객에게 미리 사용법을 익히게 하려는 마케팅 목적으로 대시(DASH)나 플래시(FLASH) 등의 암호화폐를 지원하는 ATM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몇몇 회사는 현재 정치경제적으로 불안정한 베네수엘라 같은 신흥 시장의 잠재 고객에게 소액의 암호화폐를 무상으로 나누어 주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파리아스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암호화폐를 지원하는 베네수엘라 최초의 암호화폐 ATM을 다음 달 초에 수도 카라카스에 설치, 운영할 준비를 하고 있다. 기계 자체는 이미 설치를 마친 상태이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폭증하는 비트코인 수요가 조금 안정된 후에 대중에 개방할 예정이라고 파리아스는 밝혔다.

암호화폐 ATM 소매 업체인 비트액세스(BitAccess)의 공동창업자 모 애드햄은 다양한 암호화폐를 지원하는 ATM 덕분에 이제 사용자가 손쉽게 암호화폐를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산네트워크에서 얻은 다양한 종류의 암호화폐를 ATM에서 쉽게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다. 비트코인 ATM 산업의 미래가 활짝 열리고 있다. … 비트코인으로 정산이나 결제가 가능해졌고, 고객들은 비트코인을 매개로 다양한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다.”

암호화폐 업계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비트코인 ATM은 분명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면서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실제로 이용자와 수익이 동시에 오르는 몇 안 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ATM 수요에 불 붙인 인플레이션


현재 대부분 비트코인 ATM이 북미 지역에 집중되었지만, 라틴아메리카 시장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ATM 운영사들은 말한다.

골든혼에 의하면, 아테나 비트코인은 라틴아메리카에서 25대의 ATM을 운영하고 있고, 2018년 한해에만 3백만 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런 좋은 실적은 부분적으로는 콜롬비아와 아르헨티나에 거주하는 베네수엘라 출신 이주민들이 은행 계좌 없이도 비트코인 ATM을 사용할 수 있다고 입소문을 내준 덕분이기도 하다. 골든혼은 라틴아메리카 시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서는 고객들이 주로 비트코인을 사려고 ATM을 사용하지만, 콜롬비아에서는 반대로 현금으로 인출하려고 ATM을 사용한다.”

참고로 ATM 대부분은 라틴아메리카 월마트 매장 내에 설치되어 있다.

시카고에 본부를 둔 스타트업 아테나 비트코인은 (벤처캐피털이 초기 단계의 기업에 투자하는) 시리즈 A 투자를 통해 7백만 달러의 자금을 모금할 예정이다. 골든혼은 계획대로 모금이 진행되면 올해 라틴아메리카에 비트코인 ATM 150대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틴아메리카 비트코인 ATM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한 회사는 아테나 비트코인뿐이 아니다.

2018년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이 46%로 치솟았을 때, 크립토바이어의 파리아스는 6대의 비트코인 ATM으로 파나마에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벤처캐피탈 인빅터스 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파리아스는 ATM 제조업체인 라마스(Lamassu)와 제너럴 바이츠(General Bytes)에서 장비를 공급받고, 설치 장소는 유명 전자상거래 업체인 메르카도리브레(MercadoLibre)의 도움을 받아 범라틴아메리카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라틴아메리카 곳곳에 지점을 보유한 메르카도리브레와 제휴를 맺음으로써 고객들은 현금이나 상품권을 예치한 뒤 이를 암호화폐 ATM을 통해 암호화폐 지갑으로 이체할 수 있게 된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비트코인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크립토바이어는 이를 기회로 삼아 올해 아르헨티나, 멕시코, 베네수엘라에 각각 10대의 ATM을 설치할 예정이다. 파리아스는 크립토바이어가 현재 베네수엘라 이주민이 많이 정착한 멕시코와 아르헨티나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송금이 얼마나 쉬운지 예를 들어 설명했다.

“하루는 65세 노부인이 베네수엘라에 사는 아들이 이것만 있으면 자신에게 송금할 수 있다고 했다면서 우리 파나마 지점에 QR 코드가 인쇄된 종이 한 장을 들고 왔다.”

이런 송금 방식은 소액이면 파나마 송금 관련 법규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파리아스는 그렇지만 법규는 언제라도 바뀔 수 있으므로 자신의 팀이 지역 규제 기관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구체적인 법규가 없으므로 규제 기관들은 일단 우리 사업을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법규가 제정되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 다변화


한편, 비트액세스는 자사의 모든 ATM 제품군에 최대 70개의 토큰을 지원하는 옵션을 곧 추가할 계획이다.

비트액세스의 공동창업자인 애드햄은 비트코인 이외에 이더리움(ETH), 라이트코인(LTC), 트론(TRX)을 ATM 운영자와 사용자들이 선호한다고 전했다. 또한 애드햄은 자신이 창업한 지 4년이 지난 2018년부터 ATM 사용량과 비트코인 가격 간의 상관관계가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애드햄은 지난 2018년 7월부터 시작된 ATM 수요 증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하고 있지만, ATM 수요는 매달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8년 11월 비트코인 가격이 6천 달러 밑으로 떨어졌는데도, 비트액세스의 ATM 수요와 사용량은 9% 넘게 증가했다. 게다가 ATM을 이용한 평균 매입금액과 매도금액은 2018년 3월 이래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보이면서, 각각 100달러와 250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액세스의 ATM 242대는 주로 북미와 유럽에 설치되어 있고, 4대는 베트남에 있다. 스위스에 본부를 둔 ATM 소매 업체 라마스처럼 고객이 전 세계 여러 나라에 퍼져 있는 업체들은 아시아, 중동, 라틴아메리카에서 급격히 주문량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라마스의 최고경영자 자크 하베이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특히 수요가 많다.”라며, “이스라엘도 2018년까지 비트코인 ATM이 한 대밖에 없었지만 이제 20대가 있다.”라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법규 준수


그렇지만 현금을 교환하고 국경을 넘나드는 거래를 하는 비트코인 ATM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불분명한 법규가 더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인도 암호화폐 거래소인 우노코인(Unocoin)이 방갈로에 여러 종류의 암호화폐를 취급하는 ATM을 설치하자, 경찰이 이 회사의 공동 창업자인 사트빅 비스와나스를 체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특정 법률을 위반하지 않았으므로 비스와나스는 곧 석방되었지만, ATM 운영 면허가 필요한지 관련 법규가 확실치 않아 경찰은 일단 ATM을 압수했다. 비스와나스는 “해당 규제를 철폐하는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2월 말까지는 판결이 내려지리라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암호화폐가 지역 법규상 미등록 유가증권으로 분류되는지는 복잡한 법률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들고 있다. 애드햄은 비트액세스는 단지 ATM 소매업체일 뿐이고 궁극적인 책임은 ATM 소유자와 운영자에 있지만, 자사가 판매한 ATM에서는 다른 거래 플랫폼에서 이미 거래되고 있는 검증된 자산만 지원하도록 법률 고문과 함께 나라별로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드햄은 증권화(Securitization) 이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문제는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누구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확신할 수 없다…… 다른 이름있는 회사가 이미 해당 토큰을 취급하고 있는지, 이미 상장해서 취급하고 있다면 상장 이유가 명확하게 문서로 기록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라마스의 하베이와 아테나 비트코인의 골든혼 두 사람 모두 결국 ATM 소유자나 운영자가 책임을 져야 하겠지만, 각국의 다른 법규를 준수하기 위해 자사는 물론 협력사를 위한 법률 검토 절차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하베이는 라마스 장비가 이더리움, 비트코인 캐시, 제트캐시, 라이트코인, 대시 등 다양한 코인을 지원한다면서 “나라마다 요구 사항이 다른 탓에 처음에는 아주 간단했던 시스템이 이제는 말할 수 없이 복잡해지고 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애드햄은 비트액세스가 지난 1년간 “현금 흐름이 증가”했다며, 늘어나는 수요 덕분에 기술 혁신에 힘을 쏟을 경제적 유인 동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법규를 지키느냐 못 지키느냐가 회사 운영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로서는 회사의 성장을 이끌 시장을 개척하고 공략하는 일이 훨씬 더 시급한 과제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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