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메인, 9백억원 상당 자사 채굴기로 암호화폐 직접 채굴한다
중국 우기에 수력발전 전기료 싸지면 채산성 높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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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fie Zhao
Wolfie Zhao 2019년 3월25일 15:23
Bitmain Set to Deploy $80 Million Worth of Bitcoin Miners, Sources Say
이미지=코인데스크 자료사진


 

요약

  • 올여름 수력발전 전기료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암호화폐 채굴기 제조업체 비트메인(Bitmain)이 자사의 장비 20만 대를 중국에 배치하고 암호화폐를 직접 채굴할 것으로 보인다.

  • 최소 9백억 원에 달하는 이들 장비를 이용한 직접 채굴이 본업인 채굴기 판매보다 더 많은 수익을 비트메인에 가져다줄 수 있다.

  • 비트메인의 채굴사업 확장은 채굴업체들이 지난해 채굴 시장의 침체를 딛고 다시 투자에 나서고 있는 등 시장이 전반적으로 활기를 찾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시장 점유율 1위의 세계적 암호화폐 채굴기 제조업체 비트메인이 올여름 전기료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직접 채굴 역량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중국 남서부 지역 채굴업체들에 따르면 비트메인은 올여름 수력발전으로 생산한 전기가 남아돌아 전기료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이 기회에 자사의 채굴기 20만 대를 동원해서 직접 채굴에 나설 예정이다. 남서부 지역 채굴업체들은 비트메인이 만든 채굴기의 주요 고객으로 비트메인의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쓰촨성과 윈난성을 포함한 중국 남서부 지역의 우기는 5월에나 시작되지만, 비트메인은 이미 채굴업체들과의 협상을 시작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이들 소식통은 전했다.

비트메인이 주로 사용할 장비는 이 회사의 신형 앤트마이너(Antminer) S11과 S15 모델이라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비트메인의 온라인 몰에는 최신 모델인 S11, S15, T15가 품절 상태다). 하지만 비트메인이 신형 장비로 어떤 암호화폐를 채굴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장비 판매가 주 수입원인 비트메인이 자사의 장비로 직접 채굴에 나서는 것 자체가 상당한 기회비용을 감수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회사의 웹사이트에서 각각 400달러와 500달러에 판매되는 S9j와 S11 모델의 재고 20만 대를 모두 판매한다면 (1,000달러 상당의 S15 모델을 제외하더라도) 최대 1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세계 3대 암호화폐 채굴풀 중 하나인 F2풀(F2pool)이 발표하는 채굴 장비 수익 지표를 보면, 요즘 같은 암호화폐 약세장에서는 신형 장비를 판매하기보다 아예 이 장비로 직접 채굴에 나서는 편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이 지표에 따르면, 1KW/h 당 우리돈 57원으로 전기료를 책정하고,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S9j, S11, S15 모델 채굴기 한 대로 벌 수 있는 하루 예상 수익은 각각 약 988원, 2,045원, 3,270원 정도다.

비트메인의 전력 공급 계약이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지만, 채굴업체들은 올해 여름 중국의 평균 전기료를 1KW/h당 42원으로 예상한다. 이 전기 요금으로 다시 계산하면 S9j, S11, S15 모델 채굴기 한 대로 올릴 수 있는 수익은 각각 1,465원, 2,545원, 3,840원으로 더 높아진다.

따라서 하위 모델인 S9j로 20만 대를 모두 채운다 해도 한 달에 약 88억 원의 순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비트메인의 직접 채굴 계획을 묻는 취재 요청에 비트메인 측은 응하지 않았다.

 

채굴 시장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비트메인이 이렇게 채굴 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곧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지난해 전반적인 암호화폐 시장의 침체 속에 60만 명 넘는 채굴자가 비트코인 채굴을 중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여파로 앤트마이너 S9 모델 같은 채굴 장비가 중고 시장에 쏟아져 나와 헐값에 팔리기도 했다. 암호화폐 가격의 폭락에 채굴 시장이 침체하자 비트메인도 자체 채굴사업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비트메인의 블로그에 따르면 2018년 10월 9일 기준, SHA265 알고리듬 기반의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비트메인 소유의 모든 장비는 총 2,339PH/s*의 해시레이트를 생성했다.
*1TH/s는 초당 1테라 해시(1조 해시)의 계산 속도

1PH/s는 초당 1페타 해시(1,000조 해시)의 계산 속도

1EH/s는 초당 1엑사 해시(100경 해시)의 계산 속도

비트메인의 해시레이트를 14TH/s의 연산 능력을 갖춘 앤트마이너 S9 모델로 모두 채운다고 가정하면, 이 회사는 당시 약 17만 대의 채굴기를 운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난 3월 5일 기준, 비트메인의 해시레이트는 1,692PH/s로 줄었다. 같은 계산법을 적용하면 비트메인은 채굴기 5만 대의 운영을 중단하고, 나머지 12만 대만 채굴에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 네트워크의 전체 해시레이트가 각각 44,973PH/s와 1,500PH/s이므로, 비트메인의 직접 채굴 능력은 SHA265 알고리듬 기반 네트워크 전체 연산 능력의 약 3.6%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중국 남서부 산악 지역의 수력 발전소들이 생산하는 전기가 예상대로 남아돌면 채굴 시장의 흐름이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 요금이 1KW/h 당 우리돈 42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어 채산성이 대폭 향상되면서 채굴자들이 이 지역으로 몰려들고 있다.

비트메인이 이번에 19.5TH/s의 해시레이트를 자랑하는 신형 앤트마이너 S11 모델을 전량 투입해서 채굴기 20만 대를 운영한다면 3,800PH/s의 연산 능력을 추가하게 된다. 암호화폐 관련 데이터 제공 업체 블록체인인포(blockchain.info)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전체 해시레이트는 약 48,000PH/s에 달하며, 비트메인의 이번 투자로 네트워크 내에서 차지하는 연산 능력도 7.9%로 높아지게 된다.

비트코인, 비트코인캐시 해시레이트 (자료: 블록체인인포)


물론, 올해 중국의 우기가 왔을 때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전체 해시레이트가 얼마나 증가할지 속단할 수는 없지만, 비트메인을 포함한 채굴업체들의 신규 투자 덕분에 이전 최고 기록인 60EH/s를 뛰어넘어 70EH/s에 육박하리라는 전망도 있다.

 

다시 직접 채굴로 눈을 돌리다


한때 비트메인의 주요 수입원이기도 했던 직접 채굴은 이제 매출 기여도가 아주 미미할 정도로 축소되었다.

지난해 9월 말 홍콩 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해 제출한 재무제표 등 관련 자료를 보면, 비트메인의 전체 매출에서 직접 채굴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0.3%에서 2017년 7.9%, 2018년 상반기에는 3.3%까지 감소했다.

한편, 비트메인은 채굴 장비 판매에 주력해서 2015년 전체 매출의 78.6%였던 장비 매출이 2017년 80.5%, 2018년 상반기에는 94.3%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코인데스크가 입수해 이미 보도한 비공식 재무 자료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장의 하락세로 인해 비트코인은 지난해 3분기에만 약 5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30일 기준으로 비트메인은 쓰촨, 신장, 내몽고 지역에서 약 20만 대의 채굴기를 수용할 수 있는 채굴장 11곳을 운영하고 있다. 자사의 지난해 7월 기준 해시레이트가 1,692PH/s라는 비트메인의 발표를 토대로 계산해보면, 비트메인은 당시 이들 채굴장에서 총 12만여 대의 채굴기를 운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비트메인이 이번에 새로 설치하는 채굴기 20만 대는 자사와 외부 채굴자들이 공동 사용하고 있는 기존 채굴장과 분리된 별도의 장소에 설치될 예정이다.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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