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oe 비트코인 선물 판매 중단이 대수롭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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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elle Acheson
Noelle Acheson 2019년 3월28일 07:00
Crypto Futures and Institutional Interest: Looking in the Wrong Place
John Tornatore, Cboe Global Markets. 이미지=코인데스크 자료사진


 

지난 14일, 시카고 옵션거래소 시보의 선물 거래소(Cboe Futures Exchange)가 비트코인 선물상품 판매를 잠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을 두고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과 믿음이 부족하다는 신호이며, 궁극적으로는 암호화폐가 사형선고를 받은 거나 다름없다고 해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시보와 같은 메이저 플랫폼이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다고 알려진 상품을 철회하는 것은 중대한 일이므로 기관 투자자의 수요가 너무 적었다는 뜻이며, 기관이 시장에 돈을 풀지 않으면 그 시장은 적법성을 얻지 못한 채 유동성도 부족해지는 건 예견된 수순이라는 논리다.

늘 그랬듯 이러한 주장은 지나친 비약이다. 이 소식은 암호화폐 시장을 전망하는 데 있어 특별히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소식도 아니며, 그 자체로 나쁜 소식이라고만 볼 수도 없다. 그러나 엇나간 기대가 시장의 내러티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

 

자연도태의 결과


이미지=Getty Images Bank


 

시보는 2017년 12월에 전통적인 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비트코인 선물상품을 출시했다. 일주일 뒤 경쟁 업체인 시카고 상업거래소(CME 그룹)도 비슷한 상품을 내놓았다. 시보와 CME 모두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 기관들의 선택은 CME 그룹의 비트코인 선물상품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먼저 CME는 시보 선물 거래소보다 규모가 크다. 상품 시장에서는 규모가 중요하다. 브로커들은 이미 자신들이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에서 거래하는 쪽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둘째로 정산 방식도 중요하다. 정산 방식이 수익성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시보는 가격을 책정하는 데 제미니(Gemini) 거래소의 경매 가격을 기준으로 삼았다. 얼마 되지 않는 거래량을 바탕으로 하루에 한 번 가격을 결정했다. CME는 소수의 유동거래소(liquid exchange)에서 나온 거래 데이터 지표를 사용했다. 이 방식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기관들은 CME의 방식이 조작 위험이 더 작다고 판단했다.

시보의 비트코인 선물상품 폐지는 비트코인 선물상품 전체가 아니라 그 가운데 하나의 상품에 대한 결정이다. 보통 절반 이상의 선물상품이 제대로 거래되지도 못하고 사라진다.

 

대수롭지 않은 일


시보의 상품 철회로 암호화폐 거래 전략이 크게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시보 선물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선물상품의 거래량이 적기도 했거니와 CME는 계속해서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시보를 사용하던 거래자들은 유동성이 더 높은 CME의 상품을 거래하면 된다.

또한, 비트코인 포지션을 헤징하는 데 현금 정산 파생상품이 유용한지를 두고도 논란이 있다. 많은 이들이 규제가 적용되는 실물 정산 비트코인 선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신뢰도는 높고 조작은 더 어려운 헤지를 제공해서 시장의 역동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현금 정산 선물상품의 가치는 시장 정보에 달려있다.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낮은 시장에서는 시장 정보가 조작될 위험이 있다. 실물 정산 선물상품은 상품을 구성하는 비트코인을 인수한다. 그러면 해당 자산을 실제로 받게 되고, 그 자산을 '실제' 가격에 시장에서 판매할 수도 있다.

또한 백트(Bakkt)와 에리스엑스(ErisX)가 실물 정산 비트코인 선물을 곧 예정대로 출시하면, 기관 투자자들로서는 CME 외에도 대안이 생기는 셈이 된다. 다만 실물 인수 선물을 통해 기관 투자자들의 돈이 시장에 획기적으로 많이 풀릴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은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기관 참여를 이끌 단 하나의 기폭제는 없다


시보의 소식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 기관 참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치트키’는 없으며, 아무리 많은 사람이 옳다고 생각해도 틀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기관 투자자의 참여를 늘리는 방안에 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과연 무엇이 기관 참여를 이끌 기폭제가 될 것인지에 관해서는 파생 상품에서 수탁 서비스, 규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후보가 등장했다가 별다른 성과 없이 사그라들었다. 그럴 때마다 결국은 법적 규제의 불확실성이 줄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어김없이 나올 것이다.

우리는 암호화폐라는 새로운 자산의 다면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5차원적인 개념을 1차원적 구조에 끼워 맞추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불가능한 미션이다. 그러나 논의의 중심점을 찾아내는 것도 분명 거쳐야 하는 단계다. 논의를 통해 잡음과 유의미한 신호를 분리하고, 투자 이론을 정립하며 생산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관들이 암호화폐 자산에 관심을 보인다는 주장은 여전히 사실이다. 이미 여러 기관 투자자가 암호화폐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패밀리 오피스(초고액 자산가들의 자산 배분, 상속·증여, 세금 문제 등을 전담해 처리해주는 업체)와 전통적인 헤지펀드들도 이미 꽤 오래전부터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연기금과 같은 기관 투자자도 암호화폐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기관이 어떤 특정한 사건이나 계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관들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신호를 기다리고 있고, 평면적으로는 이를 관찰을 통해 정리하거나 명확히 이해하기 어렵다.

코인데스크의 기사들을 둘러보면 미묘하고도 명백한 변화가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즉 기술은 진보하고 있고, 규제 기관은 올바른 전략이 무엇인지 고심하고 있다. 다양한 투자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이런저런 실험을 하고 있다.

진전이 더디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암호화폐 기술은 천천히 가속 페달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페달이 언제 완성될지는 정확히 알기가 어렵다.

헤밍웨이의 말을 빌리면, 기관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는 “점진적이지만,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날 것이다. 대부분의 변화가 그러하듯이 말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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