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와이즈 보고서로 거래소의 투명성을 판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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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데스크코리아
코인데스크코리아 2019년 5월4일 12:07
* 이 글을 쓴 클레이 콜린스(Clay Collins)는 시장 데이터를 암호화폐 기관투자자 및 거래소에 제공하는 API 중심 암호 자산 데이터 전문기업 노믹스(Nomics)의 공동 창립자다. 비트와이즈 보고서의 문제점을 지적한 칼럼 내 의견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코인데스크의 편집 방향과 무관하다.

이미지=Getty Images Bank


 

지난 3월 19일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Bitwise)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의 핵심 주장 두 가지는 우리의 관심을 끌었다.

  1. 비트코인 현물 거래를 실제로 취급하는 거래소는 10개 정도에 불과하다.

  2. 알려진 전체 비트코인 거래량의 95%는 가짜다.


데이터 전문 기업으로서 우리는 먼저 진짜 거래를 취급하는 거래소 10곳의 공통점부터 살펴보았다.

 

비트와이즈 보고서 검토해 봤더니


비트와이즈가 믿을 만한 거래소로 분류한 10개의 거래소 중 8개는 세분화되고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된 가격 책정 데이터를 비롯한 거래 레벨 데이터 내역을 제공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거래 내역의 투명성’이 믿을 만한 거래소에서 나타난 공통적인 특징이었다.

반면, 비트와이즈가 믿을 수 없는 거래소로 분류한 거래소들은 모두 매우 제한적인 거래 기록만을 보유하고 있었고, 거래 활동에 대한 세부 기록은 전무했다.

 

<비트와이즈 보고서 분류에 따른 거래소 투명성 분석>

비트와이즈 보고서의 이른바 믿을 만한 거래소들은 데이터 관리가 투명했고, 믿을 수 없는 거래소들은 대부분 투명하지 못했다. (출처: Nomics)


 

거래 데이터가 투명하지 않다는 것은 허위 거래, 부정 거래, 워시 트레이딩이 이루어지고 있어도 이런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국세청이 세무 감사를 벌일 때처럼 만약 거래소들이 데이터 이력이나 거래의 세부 상황을 더 속속들이 알고 자료로 보유하고 있다면 거래소를 통해 일어나거나 거래소가 연루된 범죄를 적발해낼 가능성도 더 커진다.

우리는 비트와이즈 보고서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상장지수펀드(ETF)도 조속히 출시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비트와이즈 보고서에 나타난 석연치 않은 점을 모른 척하고 넘어갈 수도 없었다. (물론 보고서의 어조나 분석에 임하는 자세를 고려하면 나중에 더 많은 자료와 증거가 공개되리라 생각한다.)

어쨌든 비트와이즈 보고서와 관련해서 우리가 이상하게 여겼던 점은 크게 다음 두 가지다.

  • 첫째, 이 정도로 파급효과가 큰 보고서 치고 뒤따른 토론이나 공방이 거의 없었다. 무슨 일만 나면 거의 모든 걸 다 걸고 싸우는 크립토 트위터에서조차 비트와이즈 보고서는 놀랄 만큼 거의 언급도 되지 않는다. 이상한 일이다.

  • 둘째, 해당 보고서는 비트와이즈가 ETF 신청 승인을 받기 위한 보조 자료 형식으로 SEC에 제출한 보고서일 뿐인데 일부에선 이를 지나치게 부풀려 해석하고 있다. 즉 사람들은 비트와이즈가 제기한 문제가 모든 암호화폐 거래소와 모든 암호화폐 자산에 해당하는 문제인 양 받아들이고 있다. 사실 비트와이즈는 비트코인/달러, 비트코인/테더(달러 기반 스테이블토큰)의 거래 데이터만 분석해 자료를 취합한 것이다.


나는 암호화폐 커뮤니티가 비트와이즈의 보고서를 더욱 꼼꼼한 잣대를 가지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말기 바란다. 나 역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고, 비트와이즈가 신청한 상장지수펀드가 당국의 승인을 받아 출시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비트와이즈의 보고서는 액면가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지나치게 광범위하며, 미묘한 차이들을 여러 군데서 놓쳤다고 생각한다.

 

비트와이즈 보고서에 대한 6가지 비판과 대중의 반응



  1. 비트와이즈 보고서의 기본 목적은 SEC로부터 신청한 ETF를 승인받는 것이었다. 따라서 처음부터 보고서의 내용이 편향될 소지가 있었다. 보고서의 첫 번째 목적은 마케팅이었고, 조사 결과를 첨부하는 건 그 다음 일이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2. 비트와이즈 보고서는 10을 기준값으로 하는 이른바 ‘10진법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억지로 제대로 된 거래소 열 곳을 추려 끼어맞추려 한 것 같다. 왜 하필 10이었을까? 9나 11이면 안됐던 걸까?

  3. 비트와이즈 보고서는 제삼자가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비트와이즈는 데이터를 검토해서 각각의 거래소에 대해 좋다 나쁘다는 결론만 제시하고 있을 뿐, 제삼자가 독립적으로 적용해 볼 수 있는 독자적인 기준이나 관련 데이터는 제시하지 않았다. 대중 앞에 놓인 선택지는 비트와이즈의 결론을 신뢰하거나 신뢰할 수 없다면 받아들이지 않는 것 두 가지뿐이었다. (주 : 비트와이즈는 사람들이 주장을 검증할 수 있는 기법을 이른 시일 내에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4. 암호화폐 업계는 비트와이즈 보고서의 결론이 과거 특정 시점에 고정된 것이라 생각하고 지나친 추정을 덧붙이고 있다. 비트와이즈는 보고서에 거래소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공식화된 기법을 명시하지 않았고, 그래서 제삼자가 다른 거래소를 평가해 보고서의 결론을 이어나갈 수 없게 돼 있다. 비트와이즈가 믿을 만하다고 분류했던 거래소가 갑자기 기준을 바꿔 워시트레이딩을 용인했을 수도 있고, 반대로 실제 거래를 취급하지 않는 거래소로 분류됐던 곳이 허위 거래를 중단했을 수도 있다는 점은 간과됐다.

  5. 사람들은 비트와이즈 보고서를 과대 해석하여 비트코인 외의 자산 및 비트코인을 취급하지 않는 거래소에도 적용하고 있다. 비트와이즈 보고서는 미국 달러화, 달러화를 기반으로 하는 테더 토큰과 비트코인 사이의 거래, 그리고 비트와이즈가 직접 확인한 80개의 거래소만 다루고 있다(80곳 모두 비트코인을 취급하는 거래소). 따라서 비트와이즈의 분석이 비트코인 ETF 심사에 참고할 만한 자료로는 손색이 없을지 몰라도, 암호화폐 시장에 광범위하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6. 비트와이즈 보고서를 접한 대중은 비트와이즈의 조사 대상이 아니었던 정직한 거래소에 공정하지 못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많은 사람이 보고서를 대충 훑어보고는 보고서에 언급된 단 10개의 거래소에서만 암호화폐 현물 거래가 제대로 이뤄진다고 섣불리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추정이다.


 

결론


비트와이즈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사람들은 실제 현물 거래가 이뤄진다는 10개 거래소의 거래량에만 신경을 쏟고 있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것처럼 비트와이즈의 분석은 한정된 시간에 정해진 거래쌍에 국한해 단면만 들여다본 분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비트와이즈 보고서의 결론을 섣불리 비트코인 외의 다른 암호화폐나 비트코인/달러, 비트코인/테더 거래를 취급하지 않는 거래소들로까지 확대해서는 안 된다.

또한, 기존에 코인마켓캡(CoinMarketCap)과 같은 중앙집권형 정보 제공자에 의존하던 사람들이 그저 비트와이즈라는 새로운 중앙집권형 정보 제공자를 한 곳 더 추가하는 데 그친 것도 문제라면 문제다. 특정 정보 제공자에 의존하는 대신 암호화폐 업계는 거래소의 의심스러운 활동을 점점 더 능숙하게, 거의 즉각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 독립적 제삼자가 거래소 활동을 실시간 평가하고 이를 공유해 검증할 수 있도록 공식화된 오픈소스 기법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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