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 전쟁의 서막이 또다시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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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fie Zhao
Wolfie Zhao 2019년 5월10일 19:00
Bitcoin Mining’s New Bidding War
비트메인 앤트마이너. 출처=코인데스크


비트코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중국의 중고 암호화폐 채굴기 가격이 최근 몇 주 새 거의 두 배로 뛰었다.

지난 4월 중순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암호화폐 상승장 덕분에 채굴기의 수익성이 올랐고, 이어 채굴기의 가치도 덩달아 올랐다. 블록체인 데이터 회사 토큰인사이트(TokenInsight)에 따르면, 지난 4월 8일에는 채굴을 통해 채굴기의 가격을 회수하는 데 200~350일이 걸렸다.

그러나 4월 초 개당 4000달러 초반대에 머무르던 비트코인 가격이 5000달러를 훌쩍 넘어서면서 비용 회수에 걸리는 기간도 줄어들었다. 특정 중고 채굴기 모델의 경우 200일도 되지 않아 비용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토큰인사이트의 채굴 애널리스트 마이클 중은 “현재 비용 회수에 걸리는 기간이 200일이 안 되기 때문에 채굴자들은 지금이 기회라고 여길 수 있지만, 이렇게 수요가 오르면 자연히 중고 채굴기의 가격이 올라 비용 회수 기간은 다시 200일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상승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중국에서 중고 채굴기 거래를 중개하는 개인 채굴자 다리우스 샤리프 사마니 같은 사업자들이 영향을 받았다. 사마니는 지난 3월 개인적으로 채굴을 시작하면서 중고 앤트마이너 S9을 140달러에 구매했다. 최대 채굴기 제조업체인 비트메인의 앤트마이너 S9은 14TH/s(초당 테라해시)의 속도로 연산할 수 있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중고 앤트마이너 S9은 대당 250달러 이상으로 가격이 올랐다. 연산력이 14.5TH/s인 고사양 버전 앤트마이너 S9 값은 280달러를 넘었고 대당 320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를 연산력 대비 가격으로 환산하면 테라해시당 22달러가 된다. 사마니가 채굴기를 구입할 때는 테라해시당 10달러였으므로 2배가 넘게 뛴 것이다.

사마니는 채굴기 가격이 계속 오르면 채굴자들이 장비를 구매할 수 없게 될 거라고 말했다.
“재정이 탄탄한 몇몇 채굴 농장을 제외하면 테라해시당 23달러나 되는 가격에 채굴기를 새로 장만하려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다.”

 

품절인가 사재기인가


사마니는 채굴기 도매업자들로부터 몇몇 모델은 품절돼 구매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모델이 품절되어 살 수 없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도매업자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지 의심된다고 전했다.

“기계를 쟁여두고 경매 전쟁이 벌어지기를 기다리는 업자들도 있다. 개인 채굴자들이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토큰인사이트의 마이클 중도 채굴기 도매업자들과 중고 장비 판매업자들이 기계를 쌓아두고 있다며 사마니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시장 확대


비트코인 가격 상승 외에도 채굴기 수요 증가를 부추기는 전망이 있다. 여름이 되고 강수량이 풍부해지면, 중국 내륙 수력발전소들이 생산하는 전력량이 늘어나고, 공급이 늘어나는 만큼 전기료는 자연히 내릴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 남서부 지역의 채굴 농장들은 올여름 100만 대가 넘는 채굴기를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 전체 해시파워는 7000EH/s까지 오를 수 있다. (EH/s는 초당 1경해시. 1경=1만 조)

이는 전에 없이 높은 수치다. 블록체인닷인포(Blockchain.info)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지난해 8월 기록한 6000EH/s가 최고 기록이다.

1000EH/s에 이르는 해시파워를 연산력 45TH/s의 앤트마이너 S17 같은 신모델 채굴기로 채운다면 약 22만 대가 추가로 보급, 가동된다는 뜻이다. 연산력 14TH/s의 구형 앤트마이너 S9라면 대수는 약 70만 대로 늘어난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전체 해시파워는 현재 약 50EH/s 수준이다.

 

수요와 공급


중국의 암호화폐 채굴풀 풀린(Poolin)의 공동 창립자 크리스 주는 중고 채굴기 수요 증가의 또 다른 원인으로,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채굴자들의 투자를 꼽았다.
“올해는 새로운 자본이 대규모로 유입될 예정이다. 신규 진입자들은 하락장에서 암호화폐 채굴을 해본 적이 없고,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크리스 주와 레이먼드 위안이 함께 세운 상하이에 있는 블록체인 투자 기업 펀더멘탈 랩스(Fundamental Labs)는 여름이 오기 전에 채굴기와 채굴 농장에 이미 4450만 달러를 투자했다.

주와 위안은 올해 시중에 있는 채굴기보다 더 많은 채굴 농장이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물 농장’ 형태로 채굴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농장을 세우고 꾸리기 전에 투자자와 고객부터 먼저 모으는 방식이다.”

이들은 고객이 투자한 돈으로 채굴기를 사고 시설을 계약해 채굴 농장을 세운다. 주는 이러한 방식이 “구체적으로 보여줄 것이 없는 상황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겠다는 약속만으로 투자를 받는 것이나 다름없어 매우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위안도 제조 업체가 공급할 수 있는 신규 암호화폐 채굴기의 공급량이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채굴 농장 운영자들이 우기의 채산성을 과대평가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채굴 농장에 들여놓을 채굴기 수량 목표치가 실제 공급 가능한 채굴기 수량을 초과하고 있다.”

 

신형 모델


실제로 주요 채굴기 제조업체들은 올해 성능이 향상된 채굴기를 잇달아 출시했다. 몇몇은 바로 가동할 수 있는 제품을 대규모로 배송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비터웨이(Bitewei, 영어 브랜드명은 MicroBT)는 지난달 해시당 사용 전력은 48와트에 불과하지만 연산력은 70TH/s에 달하는 왓츠마이너(WhatsMiner) M20S를 출시했다.

비터웨이의 창립자 양쭤싱은 이달 M20S 모델을 1000~2000대 정도 배송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1만 대가 넘는 대량 주문은 7월 혹은 8월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연산력 43TH/s에 가격은 대당 1580달러인 이노실리콘(InnoSilicon)의 신모델 T3도 지금 주문하면 6월쯤 배송받을 수 있다.

비트메인은 몇달 전 당분간 주력 기종으로 삼을 S17과 S17프로를 출시하면서도 5월은 돼야 해당 제품을 배송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5월에 배송될 예정이었던 상품은 일찌감치 동이 났다. 비트메인은 클라우드 채굴 계약을 통해 기계의 해시파워만 따로 판매하기도 한다. 때문에 S17 제품 일부는 배송하지 않고 직접 보관,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 모델 채굴기의 구매 비용을 회수하는 데 드는 기간은 중고 채굴기보다 여전히 더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가격은 2017년 상승장 때보다 여전히 낮고, 신형 채굴기에 붙은 가격은 높다.
“채굴기 제조사도 생산 규모를 결정할 때 비트코인 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비트코인 가격이 안정적으로 8000달러 이상을 유지하지 않는 이상 채굴기 제조사들이 성능이 탁월한 장비를 대규모로 생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마이클 중, 토큰인사이트 채굴 애널리스트

 

요약

  •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서 중고 채굴기의 기대 수익도 올랐다.

  • 그 결과 중고 채굴기의 가격이 지난 몇 주간 거의 두 배가량 올라 비트메인 앤트마이너(Bitmain Antminer) S9의 가격이 250~300달러에 육박했다.

  • 올여름에 22만~70만 대의 채굴기가 온라인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 새로운 모델의 채굴기는 앞으로 몇 달간은 배송되지 않을 예정이고, 구매 비용을 회수하는 데 더 오래 걸릴 것이다.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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