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3와 디지털에셋(DA, Digital Asset)이 손을 잡았다. 두 기업은 역사적인 전략 변경을 통해 각자 운영하고 있는 블록체인 생태계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18일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디지털에셋의 스마트계약 모델링 언어 DAML이 하이퍼레저 패브릭(Hyperledger Fabric)과 함께 R3의 코다 플랫폼에 접목된다. DAML은 지난달 하이퍼레저 소투스(Hyperledger Sawtooth)와도 통합을 발표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의 베테랑 블라이스 마스터스가 지난해 12월 갑자기 디지털에셋 CEO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후임자가 된 공동설립자 유발 루즈는 마스터스의 명성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R3와 협업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내가 CEO가 된 이후 디지털에셋은 소투스 그리고 VM웨어(VMWare)와 손을 잡았고, 이번에 R3와 제휴를 맺게 된 것도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DAML을 이용하면 애플리케이션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들로서는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디지털에셋이 전통적인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인 아마존 오로라(Amazon Aurora)와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아마존 오로라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은 아니지만, 디지털에셋 측은 막대한 수요에 따라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스템으로 아마존 퀀텀 레저 데이터베이스(QLDB, Amazon Quantum Ledger Database)를 꼽을 수 있다. QLDB 역시 중앙화 시스템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아니다. 루즈는 앞으로도 중앙화된 데이터베이스에 DAML을 접목하는 사례가 더 있을 수 있다고 예고했다.

“오늘날 존재하는 분산형 애플리케이션의 상당수가 DAML을 사용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어제의 경쟁사가 오늘의 협력사로

2014년, 2015년만 해도 디지털에셋과 R3 같은 기업들은 고객을 확보하고자 치열하게 경쟁하는 사이였다. 마치 베타맥스(Betamax)와 VHS가 비디오테이프 시장을 두고 경쟁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현재 R3의 CTO인 리처드 브라운과 클리어매틱스(Clearmatics)의 연구 부문 총 책임자인 팀 스완슨은 아직 리눅스 재단이 관여하고 있지 않던 시절의 하이퍼레저에서 고문 역할을 맡았다. 이후 당시의 디지털에셋 홀딩스와 블라이스 마스터스는 하이퍼레저를 인수했고, 브라운과 스완슨은 R3의 전속 직원이 됐다.

디지털에셋의 CMO이자 사내 DAML 커뮤니티를 이끌고 있는 댄 오프레이는 하이퍼레저의 공동설립자였다. 그는 “모든 기업들은 필요에 따라 분산원장을 구축하고 스마트계약과 솔루션을 위한 환경을 구축하는 등 모든 것을 직접 처리해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후 블록체인 환경이 변하면서 기업들도 자신들의 전략을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일례로 R3는 전략적 판단을 내려 코다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고, 디지털에셋은 그와 다른 구성 요소에 초점을 맞췄다.

“두 기업이 서로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서 경쟁사에서 협력사가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 댄 오프레이

R3의 공동설립자이자 최고제품책임자인 토드 맥도날드는 오프레이의 말에 동의하면서도 이런 변화를 가능하게 한 것은 당시 관여하던 인물들이었다고 강조했다.

“R3가 창립된 후 처음으로 열린 원탁회의에 유발 루즈가 참석했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사람은 20명 정도에 불과했고,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가 처음으로 함께 손잡고 일한 회사도 댄 오프레이가 있던 하이퍼레저였다. 아직 하이퍼레저가 인수되기도 전의 일이었다. 이처럼 인연은 계속해서 반복됐고, 그 뒤에 숨어있는 이야기들도 무수히 많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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