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갑수 신임 블록체인협회장 “암호화폐 제도권 진입 필요”
내정 이튿날 코인데스크 코리아 인터뷰…24일 임시총회에서 공식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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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김병철 2019년 6월24일 14:37
오갑수 한국블록체인협회 회장이 2019년 6월24일 협회 임시총회에서 취임해 연설하고 있다.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오갑수 한국블록체인협회 회장이 2019년 6월24일 협회 임시총회에서 취임해 연설하고 있다.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제2대 한국블록체인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오갑수(1948년생) 신임회장은 정부가 암호화폐의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면 뭐든지 문제점이 있다"고 비판했다.

오 회장은 회장 내정 이튿날인 지난 11일 코인데스크코리아를 만나 "블록체인은 4차산업혁명의 혁신적인 분야로 발전할 것"이라며 "한국은 잘 되려다가 무너졌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경제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는데 뒤처지면 안된다"며 "4차산업은 지금 선점하지 못하면 승자독식으로 구글, 아마존 등에 독점돼 나중에 정말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 회장은 블록체인 산업의 전망과 관련해, "금융과 핀테크는 시작이고 유통, 이커머스, 제조쪽 등 전 경제에 확산될 것"이라며 "(특히) 유통에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현 정부 시절 금감원 (증권담당) 부원장을 지낸 오 회장은 "자금세탁방지는 금융의 근본이니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FATF의 자금세탁방지 기준에 따라 중소형 암호화폐 거래소가 퇴출 위기를 느끼는 것에 대해 "글로벌 은행도 미국에서 엄청난 벌금을 받았다"며 "(암호화폐 업계에도) 최소한의 요건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오 회장은 "정부는 암호화폐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뭐든지 문제점이 있다. 그걸 어떻게 건전하고 창조적으로 새롭게 발전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해, 앞으로 정부를 상대로 협회의 요구와 목소리를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제도적으로 인정이 돼야 활성화가 된다"며 암호화폐 산업의 제도권 진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오 회장은 충남 논산 출신으로, 대전고, 서울대 상과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오 회장은 참여정부 때 금감원 부원장을 지낸 뒤 SC제일은행 부회장, KB국민은행 사외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2017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 캠프의 금융경제위원회 상임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글로벌금융학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한편, 한국블록체인협회는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오 회장의 협회장 선임을 의결했다. 오 회장은 취임사에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은 앞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하며 세상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며 "협회는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 회장은 또 "지금까지 기본적인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됐던 서민과 중소기업에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주어, 포용금융과 포용경제의 생태계를 조성해나가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블록체인이 금융 분야에서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FATF가 최근 자금세탁방지 기준을 발표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이를 반영한 ‘특정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특금법)’ 개정이 추진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암호화폐 규제가 임박한 상황에서, 협회 회원사들은 신임회장이 정부와 국회에 업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협회는 “오갑수 신임회장은 금융과 경제에 정통한 분으로 정부기관 및 금융회사의 고위직을 역임하여 쌓아온 경륜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블록체인 생태계의 조성 및 관련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현재 블록체인협회 회원사는 63개이며, 이른바 4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를 포함한 19개의 암호화폐 거래소가 참여하고 있다. 오 회장의 임기는 2년이다.

##오갑수 신임회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1일 이뤄졌으나 취임 이후 보도해달라는 오 회장 쪽의 요청에 따라 오늘 보도합니다.

##기사 정정(2020년 6월24일): 애초 이 기사는 오 회장의 임기가 3년이라고 보도했으나, 협회 정관상 임기는 2년이므로 정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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