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블록체인 청문회…“블록체인=만병통치약 주장 제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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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hilesh De
Nikhilesh De 2019년 7월31일 10:00
브라이언 샤츠 미 상원의원. 출처=상원 금융위원회 캡처


블록체인은 훌륭한 기술이고 혁신적인 개념임이 틀림없다. 그렇더라도 블록체인 기술이 알아서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줄 거라는 주장은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

30일 열린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상원의원들과 증인으로 출석한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이 포용적 금융의 열쇠가 되리라는 주장이 순진한 낙관론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포문을 연 건 브라이언 샤츠(Brian Schatz, 민주, 하와이) 의원이었다. 샤츠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암호화폐 거래소 서클(Circle)의 CEO 제레미 얼레어에게 물었다.
“테크 업계 사람들은 마법의 지팡이를 휘두르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정치적 절차를 한데 묶어서 모조리 건너뛰고는 ‘우리가 개발한 신기술이 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거야!’라고 외치는 것 같아요. 증인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스마트폰 보급률이 81%인 나라에서 암호화폐를 누구나 아무런 제약 없이 쓰는 것이 과연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 브라이언 샤츠 상원의원

샤츠 의원은 이어 블록체인이 널리 쓰이는 기술이 될 가능성은 매우 커 보이지만, 그렇다고 블록체인이 금융 서비스에서 배제된 사람들을 포용하는 과제를 달성하는 열쇠가 된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지닌 건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저는 블록체인 기술이 저소득층이나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된 이들을 끌어들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어요. 아마 이 자리에 있는 사람 가운데 그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 브라이언 샤츠 상원의원

얼레어도 포용적 금융은 대단히 복잡한 문제라면서 샤츠 의원의 주장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사실 이는 모든 사회가 당면한 문제이자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금융 시스템의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건 분명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만병통치약이라고 부르는 데는 저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 제레미 알레어, 서클 CEO

 

기술 문제 아닌 정책 문제


이날 청문회에 또 다른 증인으로 참석한 메르사 바라다란 어바인 캘리포니아주립대 법대 교수도 포용적 금융의 문제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공공 정책의 문제라는 지적에 동의했다. 바라다란 교수는 미국만 해도 전체 국민 4명 가운데 1명이 사실상 금융 시스템에서 배제된 상태라며, 이들은 제2, 제3 금융권에 의존해 막대한 비용을 추가로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라다란 교수는 금융 소외층에게 금융 서비스를 접할 수 있는 지점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블록체인 기술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더 쉽고 효과적인 방법도 많다고 말했다.
“금융 소외층이 현존하는 기술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은행을 떠난 것이 아닙니다. 은행들이 ‘돈이 되지 않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중단했고, 그 결과 저소득층이 모여 사는 지역은 사실상 '은행 사막'이 됐죠. 이들은 신용카드는 고사하고 은행 계좌도 열 수 없어 현금 카드마저 쓸 도리가 없습니다.” - 메르사 바라다란, UC 어바인 교수

샤츠 의원은 블록체인 기술 자체를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라면서, 다만 블록체인 기술을 널리 도입하기 전에 몇 가지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술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저도 아무런 이의가 없습니다. 앞으로 20년이 지나면 누구나 블록체인을 익숙하게 사용하리라는 예상에도 동의합니다. 다만 기술이 중요하다는 것과 그 기술이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만병통치약’이라는 주장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블록체인 기술로 풀 수 있는 문제와 그렇지 않은 문제를 분명히 나누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적절한 규제의 틀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기대로 들뜨는 것보다 그로 인해 생겨날 또 다른 문제와 잠재적 현실을 균형 있게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 브라이언 샤츠 의원

청문회 이후 코인베이스의 최고법률이사 브라이언 브룩스는 트위터에 청문회 감상평을 올렸다.
“암호화폐의 미래를 회의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현재 금융 시스템에서는 적잖은 사람이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단점으로 꼽는 사람이 많다. 블록체인은 P2P 기술 가운데 가장 최근의 혁신적인 기술로써 현재 금융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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