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체인 분석기업 라이즈, 코인힐스 인수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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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김병철 2019년 8월27일 09:00
출처=라이즈(Lyze) 페이스북
출처=라이즈(Lyze) 페이스북


블록체인 온체인 분석기업 라이즈(Lyze)가 암호화폐 거래데이터를 보유한 코인힐스(coinhills)를 인수합병했다. 거래 데이터를 모두 통합해 분석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제고시키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블룸버그'로 우뚝서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26일 라이즈에 따르면, 두 회사는 지난 19일 합병 계약을 마쳤다. 라이즈가 1인 기업인 코인힐스를 인수합병하는 형태지만, 앞으로 코인힐스 사이트는 라이즈와 별도로 운영돼 독립성을 유지한다.

라이즈와 코인힐스의 결합은 온체인 데이터와 거래소 데이터의 통합을 의미한다.

한쪽은 라이즈가 수집하는 온체인 데이터이다. 분산원장의 특성상 암호화폐는 발행부터 ICO(암호화폐공개)를 거쳐 투자자 지갑으로 이전하는 모든 과정이 블록체인에 저장된다. 이를 온체인 데이터라고 부른다. 2018년 데이터 전문가들이 만든 라이즈는 온체인 데이터를 취합, 가공해 투자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로 제공한다. 현재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ERC-20과 클레이튼 비앱(BApp,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암호화폐의 온체인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다른 한쪽은 코인힐스가 수집하는 거래소의 거래 데이터다. 거래소에서 이뤄지는 거래는 블록체인에 기록되는 온체인 데이터와는 별개다. 일단 암호화폐가 거래소로 들어가면 블록체인에 기록되지 않고, 거래소 중앙서버와 API로 이를 받아온 코인힐스같은 곳만 보유한다. 코인힐스는 한국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막 시작된 2014년 설립됐으며, 거래소별 암호화폐 가격과 거래량을 모아서 보여준다.

라이즈에선 클레이튼 비앱(BApp) 암호화폐 온체인 거래량과 거래소 데이터를 함께 볼 수 있다. 출처=라이즈 홈페이지 캡처
라이즈에선 클레이튼 비앱(BApp) 암호화폐 온체인 거래량과 거래소 데이터를 함께 볼 수 있다. 출처=라이즈 홈페이지 캡처


 

라이즈의 온체인 데이터와 코인힐스의 시장 데이터를 모으면 '블록체인 데이터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이 합병된 라이즈의 설명이다.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어 통찰 있는 분석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거래소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온체인 데이터와 비교해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다.
"지금 거래소들의 순위는 거래량 기준인데 서로 자전거래 '뻥튀기'했다고 의심한다. 온체인 데이터를 보면 실제 거래소 안으로 들어간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출금해간 양을 확인할 수 있다. 온체인과 거래량이 상식선에서 비례해야 하는데, 거래소 내 거래량이 너무 많다면 자전거래를 의심해볼 수 있다." - 최재훈 라이즈 공동대표

암호화폐 시장이 커질수록 가공된 데이터 수요도 늘어나는 만큼, '통합 라이즈'가 할 일이 많아질 것이란 전망도 가능하다. 그동안 일부 거래소에 데이터 리포트를 판매해온 코인힐스의 김정 대표는 "거래소는 상장 심사할 때 해당 코인이 다른 거래소에 어떻게 거래되는지 알고 싶어한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서 시장 상황을 점검하려는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안에 따라 거래소 등 암호화폐 취급업소가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지게 되면, 거래 데이터를 활용해 리스크를 줄일 수도 있다. 김정 대표는 "예를 들어 거래소에 흘러들어간 암호화폐가 AML을 거친 건지 아니면 블랙머니인지를 가려낼 수 있다. 제도권이 암호화폐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이런 데이터가 활용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훈 공동대표는 "온체인 데이터를 통해 암호화폐가 얼마나 많은 지갑에 분포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벤트로 뿌려졌는지, 고래에 집중됐는지, 다단계를 거쳤는지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합병되는 입장이지만, 코인힐스에게도 이번 합병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합병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 데이터 시장에서 세계적인 지위를 이미 구축한 코인마켓캡과 차별성을 꾀하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최재훈 공동대표는 "외국 기업도 거래소 데이터나, 온체인 데이터만 가진 회사만 있다. 코인마켓캡도 온체인 데이터는 없다"면서 "앞으로 코인힐스에서 라이즈의 온체인 데이터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최재훈 라이즈 공동대표, 김정 코인힐스 전 대표, 김종호 라이즈 공동대표.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왼쪽부터 최재훈 라이즈 공동대표, 김정 코인힐스 전 대표, 김종호 라이즈 공동대표.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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