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의 비트코인 전문가는 테러단체 아닌 일반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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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gh Cuen
Leigh Cuen 2019년 8월28일 11:45
In Palestine, Civilians Are Using Bitcoin More Than Hamas
이미지=셔터스톡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비트코인 사용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프리랜서 웹 개발자이자 비트코인 사용자인 이스마엘 알사파디는 자신이 이용하는 가자지구 거래소에서만 월 500~60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이 거래된다고 말했다.

“어떤 거래소에서는 한 번에 비트코인 100개를 보내는 것도 봤고… 200달러, 1000달러씩 소액 거래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수십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자금을 불법으로 모으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무색해지는 규모다.

지난해 코인데스크는 50여 명의 고객이 평균 500달러의 비트코인을 사고팔도록 도운 암호화폐 딜러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그 수입으로 현재 유럽으로 이주했다. 그러나 여전히 가자지구에는 20여 명의 비트코인 딜러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페이팔을 비롯한 대부분 온라인 금융 서비스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팔레스타인에서 프리랜서들이 글로벌 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비트코인밖에 없다.

예를 들어 알사파디는 월수입의 70% 이상을 비트코인으로 받는다. 알사파디는 가자지구에 10,000명가량의 비트코인 사용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2017년부터 약 300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암호화폐 관련 강의를 해 온 익명의 강사는 비트코인 관련 페이스북 그룹 멤버 수가 5천 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최근 이더리움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아랍에미리트에 거주하는 익명의 팔레스타인 출신 개발자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구호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의 학교에 암호화폐 기부금을 전달하여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 플랫폼은 이달 초 시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암호화폐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 송금을 하고 이스라엘의 감시를 피하고자 비트코인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팔레스타인의 암호화폐 생태계는 은행이나 글로벌 거래소를 통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 거래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대부분 거래는 개인 간 혹은 소규모 소셜미디어 그룹 내에서, 공인되지 않은 딜러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팔레스타인의 비트코인 사용자들은 대부분 비트코인을 현금처럼 사용한다. 투자나 2차적 상업 활동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하마스의 비트코인 기부금 모금 활동이 계속됨에 따라 민간인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익명의 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2월 하마스가 코인베이스 계좌를 사용해서 4천 달러를 모금했다는 기사가 최초 공개되었을 때 사람들의 대화 주제는 온통 비트코인이었다.”

 

하마스 효과


팔레스타인 독립을 위해 반이스라엘 투쟁을 벌이던 무장정파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사실상 통치하는 정당 역할도 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경제 봉쇄로 제대로 된 금융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가자지구는 사이퍼펑크가 주도하는 암시장과 지하 경제가 발달해 지난해부터 상당히 독특한 비트코인 생태계가 형성됐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기업의 비트코인 사용도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7월 라와비에서 열린 핀테크 워크숍에서 팔레스타인 금융 당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주민 260만 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만, 성인 가운데 77%는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가자지구에서 개발자로 활동 중인 알사파디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하마스 군부인 ‘카삼 브리게이드’의 활동은 극비로 진행되며, 민간 비트코인 생태계와는 공식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모든 비트코인 딜러들은 모든 고객의 지갑 주소와 거래금액, 이름, 고유번호를 기록해 경찰에 제공해야 한다. 그는 가자지구가 암시장처럼 운영되며, 경찰이 비트코인 관련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올여름 카삼 브리게이드는 비트코인 모금 전략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카삼 브리게이드 홈페이지에는 비트코인 사용법이 설명되어 있고, 기부금을 송금하기 위해 새로운 비트코인 지갑 주소를 생성할 수도 있다.

한 익명의 소식통은 올해 들어 12000달러 넘는 기부금이 모였다고 전했다. 자금세탁 방지 전문가인 또 다른 익명의 소식통은 올해 하마스가 비트코인 채굴을 통해 20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획득했다고 추산했다.

팔레스타인의 정치적 상황 덕분에 하마스의 이러한 비트코인 활동은 은행 감시에서 벗어나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와 또 다른 정파인 파타(Fatah)가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안에 모두 지점이 있는 팔레스타인 은행의 대변인은 팔레스타인 금융 당국이 비트코인 기관 거래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비트코인을 거래하거나 사용하는 일은 전면 금지되어 있다.”

 

지역 검열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팔레스타인 소식통 대다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비트코인 사용 규모가 하마스의 사용 규모를 크게 뛰어넘는다고 설명한다.

팔레스타인의 비트코인 사용자들은 프리랜서 작업에 대한 급여 수령이나 해외 가족에게 송금, 팔레스타인 내에서 현금화를 위한 수단 등으로 비트코인을 활용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아랍에미리트에 거주하는 개발자는 이스라엘이나 미국 정부가 테러자금 지원을 막기 위해 개인 은행 거래에 개입하는 일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6년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집권당이 되었을 당시에는 가자지구로의 송금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의 개발자는 팔레스타인에서 암호화폐 시장은 잠재력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했고, 알사파디와 익명의 강사 역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국제 거래소와 은행이 제공하는 안전한 디지털 플랫폼에서 비트코인을 거래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익명의 강사는 이렇게 덧붙였다.
“(팔레스타인에서) 비트코인은 유일무이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 그 가능성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넘어야 할 산이 많이 있다. 독일에서 비트코인을 사고팔려면 별도의 제약 없이 수수료가 들지 않는 거래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가자지구에서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일부 IT 전문가들이나 금융 관계자들만 위험을 감수하고 비트코인을 이용한다면,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요약 :

  • 전문가들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Hamas)가 비트코인을 활용하여 대규모로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지 전문가들은 하마스가 비트코인으로 모은 돈은 가자지구 주민들의 비트코인 사용량에 비할 바가 못 된다고 지적한다.

  • 팔레스타인에서는 2018년 이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대한 전반적 관심이 많이 증가했다.

  • 비트코인의 가장 큰 용도는 프리랜서 급여 및 송금 수단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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