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해결한다"…FATF 여행규칙 기술 솔루션 백가쟁명
[DAXPO 2019] 규제를 위한 기술 방안 패널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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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모
박근모 2019년 9월4일 12:00
왼쪽부터 이세희 빗썸 규제 책임자, 패트릭 김 웁살라시큐리티 대표, 야쿱 피올렉 코인펌 CTO, 어우스마이 쿨빗X 대표. 출처=이정아/한겨레


 

국내외 레그테크(Reg Tech, 규제 관련 기술 개발·운영) 기업들이 "가상자산 취급업소(VASP)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여행규칙(Travel Rule)'을 충족하기 위한 기술은 이미 준비돼 있다"며 저마다의 해결책(솔루션)을 들고 나섰다. 암호화폐가 익명의 지갑 주소만으로 쌍방이 거래하므로 현재 수준의 기술로는 여행규칙을 만족하기 어렵다는 업계 다수 견해를 일축한 것이다.

지난 6월 FATF의 암호화폐 규제 권고안이 발표된 이후 VASP 사이의 '뜨거운 감자'는 기술적으로 여행규칙을 만족할 수 있을지 여부였다. FATF의 여행규칙은 암호화폐 거래에 있어서 송금인과 수취인의 신원을 VASP가 모두 확인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3일 오후 코인데스크코리아와 부산광역시가 부산 해운대 파크 하얏트호텔에서 공동주최한 'DAXPO(디지털자산거래소박람회) 2019'에서 패널 토론에 나선 레그테크 기업들은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어우스마이 쿨빗X 대표. 출처=이정아/한겨레


대만에 기반한 블록체인 전문 보안 기업 쿨빗X(CoolBitx, 庫幣科技)의 어우스마이(歐仕邁, Michael Ou) 공동창업자 겸 대표는 "쿨빗X는 사용자 정보, 송금인·수취인 정보 등 FATF의 여행규칙을 위한 신원 정보를 서로 다른 VASP가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을 자체 개발했다"며 "올해 4분기 중 전 세계 주요 5개 거래소에서 파일럿 서비스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쿨빗X는 지난 7월 암호화폐 거래의 고객확인절차(KYC) 및 자금세탁방지(AML)를 위한 보안 솔루션 '시그나 브릿지(Sygna bridge)'를 공개했다.

자금세탁방지(AML) 기술 개발 업체 코인펌(Coinfirm)의 야쿱 피올렉(Jakub Fijolek) 최고 기술 책임자(CTO)는 "암호화폐 고객 정보를 비롯한 여행규칙을 규제 기관과 공유할 수 있는 AML 플랫폼을 이미 제공하고 있다"며 "물론 아직은 기술적으로 모든 규제를 만족하는데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해결 방법은 충분히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그테크 기업 웁살라시큐리티(센티넬프로토콜 개발·운영사)의 패트릭 김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이나 탈중앙화에만 집중해서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FATF의 권고안을 살펴보면, 중앙화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그동안 개인이 책임지던 위험 부담을 VASP가 책임지도록 한다"며 이는 전통 금융 산업의 해외 송금망 서비스인 스위프트(SWIFT) 시스템을 암호화폐 산업에 적용하라는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FATF의 권고안에 따른 개인정보 수집 범위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어우스마이 대표는 "FATF의 권고안뿐만이 아니라 국가별로 개인정보 보호 요건이 서로 다르다. 국제적인 암호화폐 산업을 위해서는 FATF의 최소요건을 만족하는 범위 내에서 특정 국가의 개인정보 요건을 고려하는 형태로 개인정보 수집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쿱 피올렉 코인펌 CTO. 출처=이정아/한겨레


야쿱 피올렉 CTO는 여행규칙 및 유럽 개인정보보호 규정(GDPR)을 만족하기 위한 방법으로 해시값(hash value)을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해시값은 디지털상에서 복사된 값의 동일성을 입증하기 위한 암호 처리 방법을 의미한다. 해시값이 같다면, 100% 신뢰할 수 있는 동일한 데이터로 인정된다. 그는 "여행규칙을 비롯한 개인정보를 해시값으로 처리하면, 데이터 내용을 살펴보지 않더라도 해시값의 일치 여부만으로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루에서 수백 개 이상의 암호화폐가 발행되는 상황 속에서 기술적으로 이들이 모두 FATF 권고안을 만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어우스마이 대표는 "지캐시(Zcash)나 모네로와 같은 익명화 암호화폐를 제외하면, 송수신 주소가 명확한 만큼 얼마든지 기술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3조 원 규모의 다단계 스캠 암호화폐 플러스토큰의 추적기를 발표한 패트릭 김 웁살라시큐리티 대표는 FATF 권고안을 우회하기 위해 탄생한 암호화폐는 사이버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제하며 "FATF 권고안과 국가별 규제를 만족하는 암호화폐와 같은 정직한 디지털 자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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