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에 동원되는 컴퓨터의 연산력이 또 한 차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석 달 사이 비트코인 채굴에 새로 투입된 최신형 ASIC 채굴기 60만여 대가 해시레이트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암호화폐 채굴풀 BTC닷컴(BTC.com)의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최근 2주간 평균 해시레이트는 지난 토요일(14일) 새벽 4시쯤 처음으로 85EH/s를 넘어섰다. 블록이 채굴되는 속도가 일정하도록 2016번째 블록마다 (약 2주에 한 번씩) 조정되는 채굴 난이도도 사상 처음으로 12조에 육박할 만큼 높아졌다.

해시레이트와 난이도 모두 3개월 전인 6월 14일과 비교해보면 60%나 올랐다. 해시레이트와 난이도가 같이 오른 덕분에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블록이 쌓이는 속도는 계속해서 약 10분에 한 개꼴로 유지되고 있다.

채굴기 제조업체들은 (작업증명 방식의) 암호화폐 채굴을 위해 제작된 특수반도체 ASIC 채굴기의 최신 모델을 올여름 내놓았다. 최신 모델은 채굴기 한 대의 평균 해시레이트가 55TH/s에 달한다.

지난 6월에 비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해시레이트는 35EH/s 높아졌는데, 채굴 업체들이 모두 최신형 ASIC 채굴기를 도입해 가동했다고 가정하면, 50만 대 이상의 ASIC 채굴기가 새로 가동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 1TH/s는 초당 1테라해시(1조 해시)의 계산 속도.


• 1EH/s=100만TH/s

 

채굴기 시장도 폭발적 성장세

비트메인(Bitmain), 카난(Canaan), 이노실리콘(InnoSilicon), 마이크로비티(MicroBT) 등 유수의 채굴업체들이 잇따라 선보인 최신형 ASIC 채굴기의 가격은 한 대에 1500~2500달러 정도다. 이를 위에서 추산한 판매량에 대입해보면 주요 채굴기 제조업체는 올여름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꾸준히 오른 것도 해시레이트와 난이도가 높아진 주요 원인이다. 가격이 오르면 채산성이 높아지니 비트코인 채굴 수요도 높아진다. 그러나 시중에 있는 채굴기 공급량은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절반 이상이 진행되는 중국 남서부 내륙 지방의 여름철 우기도 채굴 수요 상승을 부추겼다. 우기가 되면 수력발전으로 전기를 충분히 생산해 전기료가 낮아지므로 비트코인 채굴의 채산성이 더 높아진다.

소련 시절 지은 전력 인프라가 남아있는 러시아 공업지대에서도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동시베리아 지역에 있는 브라츠크 수력발전소 근처에 비트코인 채굴 시설이 잇따라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가동되는 비트코인 채굴기의 연산력은 전체 네트워크 해시레이트의 10%를 차지한다.

올해 초 중국의 채굴 업체들 사이에서는 올여름 비트코인 평균 해시레이트가 최고치를 경신해 70EH/s에 육박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이 기록은 이미 지난달 넘어섰다. 이제는 해시레이트가 오를 때마다 신기록이다.

멈출 줄 모르는 채굴 산업 활황에 채굴기 제조 업체들은 공장을 100% 가동하고 있지만, 주문받은 물량은 이미 3개월 이상 밀려있다. 지금 새로 채굴기를 주문해도 올해 안에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암호화폐 거래와 채굴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스타트업 토큰인사이트(TokenInsight)는 지난주 펴낸 보고서에서 올해 안에 채굴산업에 새로 뛰어드는 사업자가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격히 오른 데 이어 비트코인 채굴 시장도 지난 2분기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제조업체에 상관없이 암호화폐 채굴기를 사지 못해 발을 동동구르는 채굴 업체들이 많았다. 2분기, 3분기에 접수한 선주문 물량을 대는 데 남은 2019년이 다 갈 것으로 보인다.”

토큰인사이트는 이런 상황에서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도 계속해서 올라 올해 말에는 15조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총 연산력이 100EH/s를 돌파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토큰인사이트는 덧붙였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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