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과 브렉시트 통과의 비밀, 그는 무엇을 말해줄까
[D.FINE 기고③] 류한석 노드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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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한석
류 한석 2019년 9월29일 22:41
코인데스크코리아를 포함한 국내 블록체인 메이저 언론 5개사와 팩트블록, 해시드 등이 주관하고 서울시와 부산시가 후원하는 국내 최대 블록체인 행사 디파인(D.FINE)이 9월30일~10월1일 개최됩니다. 코인데스크코리아는 디파인 주요 참석 연사들과 관련된 국내 전문가들의 기고문을 3차례 연재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브리타니 카이저 전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업개발 이사. 출처=영화 '거대한 해킹'


2019년 8월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 브리트니 카이저가 디파인 이튿날인 10월1일 오후 무대에 선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과 그 있었던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어떻게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악용하여 트럼프 당선에 기여했는지를 폭로한 내부 고발자다.

미국 현지에선 이 스캔들이 지난 4월 마크 저커버그에 대한 청문회로까지 이어졌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 정도로만 다뤄지며 그다지 많은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영미권에서는 페이스북에 약 6조 원에 사상 초유의 천문학적 벌금 부과와 더불어 수 만 건의 기사를 양산해 낸 초대형 사건이었다.

이 스캔들이 무서운 이유는 페이스북이 유출했다는 개인정보의 종착지가 고도의 데이터 기반  정치 컨설팅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였다는 데 있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2016년 6월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가결과 같은 해 11월 미국의 트럼프 당선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회사다. 두 사건 모두 모두의 예상을 뒤집는 결과로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가히 '무기급' 파괴력을 가진 충격이었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페이스북으로부터 개별 이용자들의 “좋아요” 이력 등 최대 5천여가지 항목의 데이터를 수집해 “포드사가 제조한 대형 머슬카를 좋아하는 사람은 공화당 지지자일 확률이 70%” 같은 유의미한 통계학적 패턴을 찾아냈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중도층의 표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인플루언서 수 만 명을 개인 별로 세부 타겟팅하여 맞춤형 메시지(또는 가짜 뉴스)를 주입시키며 자기 자신 및 그 주변인들의 표심에도 영향을 끼치도록 한 것이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캠페인 이전에는 트리니다드앤토바고 총선에서 돈을 지불한 고객 정당의 당선을 위해 전략적으로 20대 유권자들의 정치 무관심을 조장했다. 또 페이스북 이용자 가운데 흑인 인플루언서만을 타킷팅 하여 경찰들이 KKK라는 식의 가짜 뉴스를 전파시키며 고객 정당의 승리를 달성했다. 순전한 자본의 논리만으로 세계 제 3세계에서 분열과 혐오를 조장하는데 쓰인 것이다.

CA 스캔들은 빅데이터와 데이터 분석이 어떻게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무기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내막이 세상에 알려지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이 바로 브리트니 카이저다. 브리트니는 10대 때 오바마 캠프에서의 마케팅 인턴 경험을 시작으로. 국제 정치 및 인권에 대한 관심 속에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합류했다. 회사를 위해 트럼프 캠프를 고객으로 유치하는 딜을 성사시켰다. 트럼프 당선을 위해 일하는 회사에서 근무했지만, 자신은 버니 샌더스에 투표했다고 한다. 그가 내부 고발자로 나선 것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서 일하면서 느낀 스스로에 대한 배신감과 반성 때문이었다.

이같은 그의 행보는 넷플릭스에서 지난 8월 공개돼 이틀만에 천 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거대한 해킹에 잘 드러난다. 이 작품에서 그는 이용자의 데이터가 가진 경제적 가치가 공식적으로 원유의 가치를 넘어섰음을 지적하며, 페이스북에서 이용자들은 고객이 아니라 사실은 원자재, 또는 제품에 더 가까운지도 모른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내부고발자로서 데이터의 자기 결정권을 주창하는 운동가로 성장한 브리트니는 '당신의 데이터를 소유하세요'(#OwnYourData) 라는 캠페인을 벌이며 세계적으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플랫폼에게 자기 데이터에 대한 처분권을 위임하지 않고 자기가 소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출시 준비단계인 이오스 기반 탈중앙화 소셜 미디어 플랫폼 보이스닷컴(voice.com)에 주목하는 이유기도 하다.

그의 등장은 데이터를 독점하며 빅브라더라는 비판을 받는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의 비대해진 영향력이 사회적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가운데, 블록체인을 통한 탈중앙화 신원 인증 및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분위기와도 일치한다.

브리트니는 디파인 행사 참석에 이어, 10월 2일 오후 6시 디캠프에서 탈중앙화 ID 기반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Voice.com가 왜 중요한지, 2020년 4월에 있을 한국의 총선과 미국의 대선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야기할 예정이다. 그의 용기가 우리를 부른다.




류한석 노드원 대표. 출처=류한석


류한석은 연세대학교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했다. 실리콘밸리의 SaaS 회사인 멜트워터에서 개방된 조직문화를 경험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TEDxSeoul을 창립하면서, 자원봉사자들로 조직된 첫 탈중앙화 조직 운영을 경험했다. D.CAMP 창림멤버로서 수많은 창업자들의 스타트업 흥망성쇠를 간접 경험하다가, 하드웨어 스타트업에 합류해 킥스타터 9년 역사에서 상위 0.03%에 이르는 펀딩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였다. 2017년 1년간 안식년을 보내며 우연찮게 버닝맨에 참여하였고, 버닝맨에서의 경험과 인연으로 현재 스타트업인 노드원을 창립하였다.

현) NodeONE, CEO
전) FoundationX, Head of Blockchain
전)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컨설턴트
전)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사업개발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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