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에 푹 빠진 러시아 광물 올리가르키…금속기반 토큰도 출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nna Baydakova
Anna Baydakova 2019년 10월16일 20:00
Meet the Russian Oligarch Launching a Metal-Backed Crypto Token
블라디미르 포타닌. 출처=노릴스크니켈


요약

  • 러시아의 금속 기업 노릴스크니켈(Norilsk Nickel)이 팔라듐 기반 토큰과 토큰화한 상품을 거래하는 거래소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 러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가 중 하나인 노릴스크니켈의 CEO 블라디미르 포타닌은 코인데스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프로젝트의 이모저모에 관해 자세히 설명했다.

  • 포타닌은 IBM과 협업으로 하이퍼레저 패브릭에서 토큰을 개발한다고 말했다.

  • 노릴스크니켈은 스위스와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여러 규제기관에 연락을 취하고 있다. 또 러시아 중앙은행과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억만장자 블라디미르 포타닌은 격동의 1990년대에 사업에 뛰어들었다. 때는 바야흐로 때와 장소만 맞아떨어지면 사업가들이 옛 소련의 유산을 활용해 큰돈을 벌 수 있던 시기였다.

외무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난 포타닌은 소수의 사업가가 러시아의 핵심 산업을 싼값에 사들일 수 있도록 하는 대출 프로그램을 직접 짜기도 했다. 이후 이들은 러시아 최대의 갑부가 되었다. 포타닌은 세계 최대의 팔라듐 및 정제 니켈 생산기업 노릴스크니켈(Nornickel)을 직접 창업했다.

포타닌은 금속으로 부를 일궜다. 그러나 이달 초 뉴욕의 한 호텔에서 만난 포타닌의 머릿속에는 온통 디지털화된 토큰이나 분산원장 등 무형의 자산에 관한 구상뿐이었다.

올해 58세인 포타닌은 폴로셔츠와 재킷 차림의 편안한 모습으로 금속을 어떻게 디지털 자산으로 나타내고 분산화된 데이터베이스로 사업을 더 매끄럽게 정비해 투자자들에게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어줄지에 관해 쉼없이 이야기했다. 포타닌은 더 많은 러시아 기업이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 방안을 고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탈릭 부테린에게 영감을 얻다


블록체인 기술에 관한 포타닌의 호기심은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의 이야기를 듣고 시작되었다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포타닌은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과 아마추어 아이스하키 경기를 한 적이 있다. 이후 포타닌은 부테린 부친의 친구가 설립한 하키 경기 분석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포타닌은 부테린을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부테린이 블록체인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고 말했다.
“부테린이 하는 일과 해낸 일을 보면서 지금 이 시대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방향에 대해 확신하게 되었다. 젊은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고 왜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경험으로부터 얻을 점이 많다.”

포타닌은 블록체인에 대해 더 공부해보고 노르니켈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면 얻을 점이 많을 거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제련 공정에서 사물인터넷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해 분산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할 수 있다.

노르니켈은 자체적으로 토큰도 발행해 더 유동적으로 판매 계약을 관리하고 북부 시베리아 사업 운영에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팔라듐 코인


“우리는 모든 판매 계약을 디지털화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더 효율적이고 거래 비용은 낮으며 유동성을 강화해주기 때문이다.”

자동차 제조업체 등 노르니켈의 고객사가 팔라듐을 너무 많이 주문해 재협상을 하고 주문량을 조절해야 하는 상황도 간혹 발생한다. 포타닌은 계약이 미리 토큰화되어 있으면 관리가 더 쉽다고 말했다.
“고객이 원재료가 필요 없어지면 토큰을 쪼개어 다른 고객에게 팔면 된다. 노르니켈은 원래대로 제품을 생산해 공급하면 되니 아무런 변동이 없다. 우리는 팔라듐을 배송하고 고객들은 필요한 만큼 팔라듐을 살 수 있다.”

노르니켈은 금속을 실제로 배송하겠다고 보증하거나 은행에 특수금속 계좌를 만들어 토큰을 보증할 수 있다.

올여름 노르니켈은 리눅스 재단이 이끄는 블록체인 컨소시엄 하이퍼레저에 합류했다. 토큰은 IBM과의 협업을 통해 하이퍼레저 패브릭(Hyperledger Fabric) 상에서 개발된다.

또한, 노르니켈은 자사의 토큰이나 비슷한 상품 기반 토큰들이 거래되는 거래소를 출범하려는 계획도 세웠다. 포타닌은 팔라듐 토큰을 펀드와 자산 관리사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라듐 가격이 오른다고 당장 노릴스크니켈에 전화해 수백만 달러를 내고 팔라듐을 사둘 여력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 판로도 없다. 하지만 금속을 토큰화해두면 이런 투자가 가능하다. 가령 투자자는 팔라듐에 500달러만 투자하고 싶다면, 노릴스크니켈의 금속 토큰 거래소에서 토큰화된 팔라듐을 원하는 만큼만 소량 구매할 수 있다.”

원자재를 비롯한 상품을 원자재 생산 업체에서 직접 사는 사람이 사실상 거의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노릴스크니켈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러시아에 직접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의 광산업이나 루블화, 기업 등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다. 주택을 한 채 사고 싶다고 해서 건설 회사의 주식을 사지는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자산 기반 토큰은 전통적인 기업에도 매력적이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투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포타닌은 “투자 유치 비용이 매우 낮은 자금원이다.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부문을 유의 깊게 살펴보고 있는 프레스턴 번 변호사는 노르니켈의 토큰화된 팔라듐에 투자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팔라듐을 구매해 금고에 넣어두는 것과 노릴스크니켈의 주식을 구매하는 것은 각각 다른 자산을 구매하는 행위이고 다른 리스크가 따른다. 특히 팔라듐이 보관된 곳이 스위스냐 러시아냐에 따라서도 자산의 가치에 막대한 차이가 생긴다.” - 프레스턴 번, 변호사

 

규제


노르니켈은 미국과 스위스에 있는 법인을 통해 토큰을 출범하려고 준비 중이다.
“평판에 위협이 되는 행위는 일절 배제하고 100% 규제를 따르기로 했다. 노르니켈은 미국과 스위스 규제 당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쌓아왔고, 출범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 이제 규제 당국의 결정을 기다릴 것이다.”

포타닌의 계획은 금속에 그치지 않는다.

노르니켈은 항공권에서 배송 컨테이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화를 토큰화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출범하기 위해 러시아 중앙은행과 깊이 있는 논의를 이미 진행했다.

포타닌은 러시아에서 가장 큰 기업들이 모여 결성한 로비 그룹 러시아 기업가 연합(Russian Union of Industrialists and Entrepreneurs) 내에서 블록체인 실무 그룹의 일원으로 러시아 정부가 디지털 자산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는 데 관여했다.

현재 법안은 러시아 의회에 계류 중이다. 포타닌은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바로 의회를 통과하기를 바라고 있다. 노릴스크의 프로젝트는 법과 규제를 철저히 지키며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험과 희망


포타닌은 비트코인이나 이더 같은 암호화폐에 특히 관심이 더 있지 않으며, 특정 암호화폐에 투자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재미있는 장난감’이고 ‘유용한 기념품’이지만, 전자 화폐 발행은 중앙은행의 몫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상품이라는 미국 규제 당국의 시각에 동의한다. 상품의 품질이 좋은지 나쁜지는 알 수 없어서 구매하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포타닌은 노르니켈이 준비하고 있는 자산 기반 토큰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토큰이 투기용이 아니라 실제로 쓸모가 있다면 디지털화된 상품에 대해 더 많이 알릴 기회가 될 것이다.
“사람들은 축구나 권투 시합에 내기를 건다. 그러나 나는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에 베팅하고 뭔가를 배울 수 있도록 장려하고 싶다. 석유나 금속, 생태학 프로그램, 소비자 행동 등 배울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포타닌이 잘 알려진 인물인 데다 러시아 정부와 네트워크도 탄탄하다 보니, 노르니켈의 토큰 프로젝트를 미국과 유럽연합이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를 교묘히 우회하려는 꼼수가 아닌지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포타닌은 이런 의혹을 일축했다. 노르니켈은 지금까지 직접적인 제재를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토큰 프로젝트가 제재를 막아주는 보호 수단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제재는 훨씬 더 강력하다. 내가 정말로 걱정하는 부분은 사람들이 러시아를 향한 태도를 바꿀지에 관한 것이다. 사실이건 아니건, 러시아인들이 제재를 받으리라 생각하거나 제재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해 러시아인과의 거래를 꺼리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런 태도를 보인다고 해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포타닌은 말했다.
“디지털 이니셔티브나 하이테크, 친환경 이니셔티브 등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