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정부는 블록체인 기업들이 두바이서 돈 벌길 원한다"
[인터뷰]니샤 라미세티 두바이 미래 블록체인 서밋 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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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정인선 2019년 10월17일 16:00
니샤 라미세티 두바이 세계무역센터 이사 겸 두바이 미래 블록체인 서밋 책임자.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코리아


 
"블록체인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면 환영한다. 적극적으로 도울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하게 보고 있다."

지난 16일 코인데스크코리아와 만난 니샤 라미세티(Nisha Ramisetty) 두바이 세계무역센터 이사는 아랍에미리트(UAE) 소속 두바이 정부의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에 대한 시각을 이같이 정리했다.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블록체인 서울 2019 컨퍼런스에서 두바이 블록체인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는, "두바이 정부의 관심은 암호화폐보다는 블록체인 기술의 실제 활용 사례를 만들어내는 데에 있다"고 말했다.

두바이 정부는 스마트 두바이 2020 전략 계획의 일환으로, 2020년까지 모든 정부 서비스를 스마트 서비스로 제공하고, 내년까지 세계 최초로 모든 정부 서비스를 블록체인에 올리겠다고 지난 2016년 선언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 수전력청, 보건청 등 30여개 정부 기관이 모두 내년까지 블록체인 기반 사업의 실증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두바이 경제개발부(DED)는 두바이 실리콘 오아시스 당국(DSOA), 스마트 두바이 이니셔티브(Smart Dubai initiative) 등 기관과 함께 민간사업자 등기를 블록체인에 하고 관리하는 방안을 개발하고 있다. 두바이 국토부는 지난 9월 블록체인 기반 모기지 플랫폼을 출시했다.

니샤 라미세티 이사는 두바이는 스위스 추크의 크립토밸리를 비롯한 다른 어떤 곳보다 블록체인 기업 친화적인 도시라며,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는 지리적 이점이다. 그는 "두바이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중동 지역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어, 국제적으로 경쟁해 국제적 사업을 따내기 쉽다"고 말했다.

더 중요한 건 규제 환경과 정부가 직접 제공하는 풍부한 사업 기회다. 니샤 라미세티 이사는 "두바이 정부는 기업들이 두바이에서 실제로 큰 계약을 따내고 돈을 버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두바이 정부는 지난 2018년부터 매년 '퓨처 블록체인 서밋'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니샤 라미세티 이사는 퓨처 블록체인 서밋의 총책임자이기도 하다. 그에 따르면 내년 4월 열리는 제3회 퓨처 블록체인 서밋에서는 아시아 및 한국 전문 전시관이 운영될 계획이다.
"두바이에는 숙련된 개발자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따라서 (내년까지 블록체인 기술 상용화 사례를 만들어야 하는) 각 정부 부처들이, 우수한 인력을 이미 보유한 해외 기업과 협업할 필요가 크다. 두바이 정부는 작은 기업들이 대기업에 비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혁신 사례를 만들어 온 한국 기업들 또한 큰 관심 대상이다."

두바이뿐 아니라 아부다비, 샤르자, 아지만 등 아랍에미리트 전역에 걸쳐 모두 서른 일곱 개의 프리존이 있다는 점도 경쟁 지역들과의 차별점이다. 두바이를 비롯한 각 토후국 정부는 현지 진출을 원하는 해외 기업들에게 적합한 프리존을 연결해 주는 데에 적극적이다.

니샤 라미세티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반 행정 시스템은 그 자체로 기업 친화적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 아랍에미리트 연방 정부는 기업들이 프리존 내에서 취득한 특허 라이선스를 모두 블록체인에 올려 다른 프리존과 매끄럽게(seamlessly) 공유하도록 했다. 덕분에 프리존 한 곳에서만 특허 라이선스를 따면, 그 다음부터는 쉽게 다른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이처럼 블록체인 기업에는 문을 활짝 연 두바이 정부도,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소극적이다. 니샤 라미세티 이사는 "아랍에미리트에서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별개의 것으로 보는 시각이 강해, ICO(암호화폐 공개)나 거래소를 비롯한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니샤 라미세티 이사는 다만, 최근 아부다비 글로벌 마켓(ABGM)에 의해 거래소 라이선스 제도 등 암호 자산과 관련한 규제 체계가 마련되기 시작했다는 점에 비춰 보아, 두바이에서도 빠르면 올해 말 관련 규제가 마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밖에서 보기에 어딘가 수상한(shady) 곳으로 비춰질지, 아니면 위험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는 곳이 될지를 두고 선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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