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안에서도 디지털 달러 두고 치열한 토론중”
미국 댈러스 연준은행 총재 발언 “달러 기축통화 지위 잃는 날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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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d Keoun
Brad Keoun 2019년 10월17일 14:26
출처=댈러스 연준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핵심 인사가 “연준 내에서도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는 문제를 두고 치열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달러화가 전 세계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댈러스 연준은행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는 16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연준이 디지털 화폐를 개발하기로 한 상황이 아니다. 그렇지만 디지털 화폐의 가능성과 새롭게 등장하는 디지털 화폐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놓고 연준 안에서도 치열한 토론을 계속하고 있다.”

카플란 총재는 골드만삭스 임원 출신으로 연준의 금융통화위원 가운데 자본시장 일선에서 일한 경험이 가장 풍부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다른 나라 정부나 기관이 미국 달러화를 대체할 만한 화폐를 만들고 그 화폐가 널리 쓰이게 되면 미국이 높은 이자를 치르는 등 지금은 걱정할 일 없는 문제로 큰 타격을 입게 될 거라고 말했다.

카플란 총재의 오늘 발언에 앞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 전 위원장은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칼럼에서 달러화가 기축통화 지위를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국이 디지털 달러화를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안카를로 전 위원장은 퇴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 정책에 있어 암호화폐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디지털 상공회의소에 자문위원으로 합류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미국 달러화는 지난 세기 국제 무역과 금융 시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가장 중요한 통화였다. 전 세계 모든 중앙은행과 시중 은행, 투자자들이 보유한 자산의 가격은 달러화로 매겨진다.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달러보다 더 매력적인 통화가 등장해 달러화가 더는 기축통화의 지위를 누리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미국 국채와 같은 미국 자산에 대한 수요가 작아지는 것이다. 이는 미국 정부가 다른 나라에서 돈을 빌릴 때 더 비싼 이자를 내야 한다는 뜻이 된다. 미국 정부의 부채는 현재 역대 가장 많은 23조 달러에 이른다.

카플란 총재는 달러화가 기축통화 지위를 잃어 미국 정부가 내야 하는 이자율이 1%P만 높아져도 이자로만 2천억 달러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달러화가 영원히 기축통화 자리를 빼앗기지 말라는 법이 없다. 만약 기축통화 지위를 잃어 이자율이 1%P만 올라도 우리는 엄청난 부담을 져야 한다. 1년에 이자로만 2천억 달러를 내야 할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을 염두에 둔 만큼 연준은 현재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디지털 화폐 관련 논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준은행 총재

앞서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과 미국 의원들은 페이스북이 출시하는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가 널리 쓰여 달러화를 대체하게 되면 미국의 금융 시스템 전반의 안정성이 크게 위협받을 거라고 경고했다. 리브라에 대한 우려는 마스터카드와 비자 등 리브라연합에 참여하기로 했던 업체들이 잇따라 리브라연합 탈퇴를 선언하면서 잠시 잦아드는 듯했지만, 카플란 총재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리브라는 지금 잠시 주춤하는 것일 뿐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내 출시하게 될 것이다.”

카플란 총재는 달러화의 대체재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화와 달러 기반 금융 시스템을 대체하기 위해 정말 많은 사람이 노력하고 있다. 달러화를 대체할 수만 있다면 현재 미국과 달러 기반 체제가 부과한 경제 제재나 관세 등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전 세계 경제에 적잖은 부담을 주고 있다. 미국이 멕시코, 캐나다, 유럽연합 등과 맺은 경제 협정을 번복하거나 재협상에 돌입한 것도 세계 경제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재무부는 적대국이나 부패 정권으로 규정한 이란,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에도 엄중한 경제 제재를 부과하고 있다.
“달러화가 당장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므로 앞으로 한동안은 미국이 지금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만 내고 돈을 빌리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축통화 달러를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점은 분명히 말하고 싶다.” - 로버트 카플란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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