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라는 KYC를 어떻게 해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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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n Allison
Ian Allison 2019년 10월24일 16:42
출처=리브라 홈페이지 캡처
출처=리브라 홈페이지 캡처

요약




  • 리브라연합은 기존 금융 서비스에서 배제된 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무척 급진적인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여기에는 고객신원확인(KYC) 규정을 지키기 위한 이른바 '사다리' 접근방식 등이 포함된다.

  •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신원을 개발하기 위해 리브라와 협업할 의사가 있다.

  • 리브라는 체이널리시스, 엘립틱, 코인펌 등 블록체인 포렌식 회사들이 디지털 지갑의 프로필과 거래 내역을 모니터링하면 이른바 ‘단계별 고객신원확인(tiered KYC)’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키바와 같은 리브라연합 소속 비영리 단체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 백서에서부터 ‘금융소외계층(Unbanked)’, 즉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쉽게 쓸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과 리브라연합은 다양한 접근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물론 이는 절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신용카드나 휴대폰을 사용해서 커피 한 잔을 살 때도 거래가 처리되는 절차는 생각보다 꽤 복잡하다. 복잡한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 이 값을 치르는 사람이 본인인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금융 시스템이나 사람들의 신원 정보가 거의 갖춰지지 않은 우간다의 시골 마을에서는 이러한 고객신원확인(KYC, know-your-customer) 규정을 당연히 적용할 수 없다.


리브라와 리브라 지지자들은 디지털 도구를 사용해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세계 금융 시스템에 편입시키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고 있다.


리브라연합의 회원사인 소액 금융 플랫폼 키바(Kiva)에서 최고전략책임자를 맡고 있는 매튜 데이비는 이를 매우 원대한 목표라고 평가했다.


금융 부문에서 구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 매튜 데이비, 키바 최고전략책임자


최근 키바는 블록체인상의 거래를 기록하는 디지털 지갑을 보급할 때 생체 인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시에라리온 정부와 정식으로 제휴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또 정부가 발행한 신분증이 흔치 않은 곳에서 우선 디지털로 사용자를 식별하고 신원을 인증하는 이른바 단계별 고객신원확인(tiered KYC) 방식을 접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단계별 KYC에 관한 논의가 없다. 사실 그럴 필요가 없다. 모든 거래는 은행 등을 통해 고객신원확인 절차를 거친다. 그러나 난민 수용소나 우간다의 시골 마을 같은 곳에서는 전체 거래의 85%가 1달러 미만의 소액 거래다. 이런 거래를 일일이 고객의 신원을 확인한 뒤 진행하는 건 불가능하다. - 매튜 데이비



리브라연합의 정책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단테 디스파르테도 분산 시스템에 해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디스파르테는 단계별 KYC 접근 방식과 블록체인의 투명성에 관해 이야기했다.


KYC의 요건 가운데 사다리 접근 방식이 있다. 예를 들어 계좌에 든 달러나 리브라의 액수에 따라 거래를 위해 거쳐야 하는 신원확인 단계가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방식이다. - 단테 디스파르테, 리브라연합 정책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디스파르테는 블록체인을 접목하면 이 방식을 원활히 운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의 기능과 거래를 승인하는 노드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블록체인에는 사실상 엔진 전체에 위조 방지 기능이 탑재된 셈이다. 은행을 이용하는 이들이 직접 거래를 확인한 뒤 의심스러운 거래를 신고하는 방식과 위험해 보이거나 의심스러운 거래를 실시간으로 보고하는 방식의 차이다. - 단테 디스파르테


디스파르테는 블록체인이 이미 10년 된 기술이며, 보다폰(Vodafone)의 엠페사(M-Pesa)같은 디지털 네이티브 모바일 화폐가 이미 포용적 금융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리브라가 진행하는 일은 더 이상 실험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검증된, 성숙한 접근 방식을 금융 규제기관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제시하고자 한다. 포용적 금융과 규제·감독은 얼마든지 공존할 수 있는 개념이다. 리브라는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방법을 제시한다. - 단테 디스파르테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아직은 기획 단계에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엄밀히 말하면 리브라연합 회원사들이 자신들의 디지털 지갑(페이스북의 월릿 칼리브라를 포함)을 개발할 때 지갑 업체들은 반드시 자금세탁방지(AML, anti-money laundering)와 테러자금조달방지(CFT, counter terrorist financing)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모범 사례를 따라야 한다.




출처=페이스북

FATF 효과


단계별 KYC에 관한 리브라의 방침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수행한 이론적인 작업과 동일 선상에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리브라는 이론을 실제로 적용해 수십억 명의 사용자를 참여시킬 수 있는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리브라와 이 사안을 두고 논의할 의향이 있다. 그러나 리브라를 특별 사례로 대우하고 싶지는 않다. 리브라 외에도 수많은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 제공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 톰 네일란, FATF 선임 정책 애널리스트



네일란은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에서 단계별 고객확인의무(CDD, customer due diligence)를 사용하는 국가는 얼마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 맥락에서도 단계별 CDD를 살펴봐야 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 - 단테 디스파르테


이번 달 안에 디지털 신원 지침 초안을 발행할 예정인 FATF는 멕시코, 우루과이, 인도의 예시를 포함한 고객확인제와 금융 포용성에 관한 지침을 발행했다.


네일란은 사용자가 특정 기간 특정액(예: 매달 몇 달러까지)을 거래할 수 있고 국제 거래는 불가능하며 저축액에도 제한을 두는 제한 계좌에 단계별 CDD를 적용할 수 있는 예로 들었다. 이러한 기본적인 형태의 계좌를 발급할 때는 굳이 여권이나 주소를 대조해보지 않아도 된다고 네일란은 말했다.




신원을 확인하는 방식과 형태도 국가마다 다르다. 행정이 체계적으로 문서화되지 않은 시골 마을에서는 마을 어른이 보증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 톰 네일란



간단한 기능의 서비스일수록 사용자들이 규칙을 어기지 않도록 상시 감시할 필요가 있는데, 이 역할을 알아서 잘해낼 수 있는 프로토콜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사용자들은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며 각자 금융 프로필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


“(이렇게 형성된) 금융 프로필이 고객확인제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도 이것이 적용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 톰 네일란



포렌식 계좌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 엘립틱(Elliptic), 코인펌(Coinfirm) 등 블록체인 포렌식 서비스도 발전 가능성이 높다.


엘립틱의 CEO이자 창립자인 제임스 스미스는 블록체인을 적용해 기존의 고객신원확인 제도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2달러를 거래하는 데 엄격한 신원 증명을 요구할 필요는 없다. 그저 이 거래가 범죄 행위에 연루될 소지가 있는지 확인해서 범죄 행위를 예방하면 된다. 엘립틱이 하는 일이 정확히 이것이다. - 제임스 스미스, 엘립틱 CEO 및 창립자



코인펌의 CEO이자 공동 창립자인 파웰 쿠스코스키는 개인의 블록체인 기반 거래 내역과 페이스북 프로필 등을 결합하면 흥미로운 솔루션이 탄생한다고 말했다.


사용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이름이나 주소 같은 핵심 데이터 포인트를 받아야 한다. 페이스북이 핵심 정보를 얻는 데 매우 유용할 수 있다. 사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최고의 KYC 툴보다 검증된 페이스북 프로파일링이 훨씬 낫다. - 파웰 쿠스코스키, 코인펌 CEO 및 공동 창립자


리브라가 어떻게 디지털 신원 문제에 접근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백서를 보면 연합의 추가적인 목표는 공개적인 신원 표준을 개발하고 널리 보급하는 것이라는 짧지만 거창한 구절이 있다. 탈중앙화되고 휴대 가능한 디지털 신원이 금융 포용성과 경쟁의 전제 조건이라는 설명도 있다.


디지털 신원 전문가들은 리브라가 디지털 신원과 KYC에서 완전히 다른 방식을 택할지 궁금해하고 있다. 정부 문서 발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은행 서비스가 제공될 수 없던 지역에서 페이스북 프로필 등을 사용하면 거래에 필요한 신원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늘 그렇듯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던 앤 브래드스트리트(Dun & Bradstreet)의 살림 칸은 물리적인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이어주는 다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록체인과 리브라만으로는 본인의 신원을 인증하는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 물리적인 증명 없이는 근본적인 인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언뱅크드 계층의 신원도 확실하게 인증할 수 있는 방식을 확립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 살림 칸, 던 앤 브래드스트리트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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