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바이 2019년, 비트코인 가격을 움직인 사건들
[새해맞이 기획①] 주요 사건들로 돌아본 2019년 블록체인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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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김동환 2019년 12월17일 08:00
2019년 달러-비트코인 가격과 주요 사건들. 출처=인베스팅닷컴


2019년이 저물어갑니다. 올해 블록체인 업계에는 다양한 사건사고들이 있었습니다. 암호화폐들의 가격도 뉴스에 따라 역동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코인데스크코리아가 올해 있었던 주요한 국내외 소식들을 정리해봅니다.

① 3월 8일 - 삼성전자, 갤럭시 S10에 암호화폐 지갑 탑재
지난해 4분기 기준,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올해 3월 최신 모델인 갤럭시S10 시리즈에 이더리움(ETH) 기반 ERC 토큰들을 넣을 수 있는 암호화폐 지갑 '삼성 블록체인 월렛'을 출시했습니다. 이 지갑에는 엔진 지갑, 크립토키티, 코스미, 코인덕 등 4개의 댑(DApp)이 연동되었는데, 그중 암호화폐 지갑인 엔진은 상당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② 3월 29-30일 - 빗썸 해킹
3월 말,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약 221억원 가량의 암호화폐들이 외부로 유출되는 해킹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29일에는 XRP(리플) 2020만개(71억원 상당)가, 30일에는 이오스(EOS) 307만개(150억원)가 해킹되어 다른 지갑으로 이동됐습니다. 이들 해킹은 동일인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며, 유출된 물량이 거래소 소유의 암호화폐라고 밝혔습니다. 빗썸 관계자는 “이번 암호화폐 출금 사고는 내부자 소행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점검 결과 외부 침입 흔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③ 5월 7일 - 바이낸스 해킹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지난 5월 해커의 공격을 받아 핫월렛에서 비트코인(BTC) 7000개 가량을 분실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화로는 471억원 상당의 대규모 해킹입니다. 바이낸스는 해커가 다수의 API 키와 2단계 인증 코드(2FA codes)를 포함한 고객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 피싱과 바이러스 공격 등 수단을 동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대표는 “안전 자산 펀드(SAFU)를 통해 손실분을 메울 계획이고 고객 자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④ 6월 18일 - 페이스북, 리브라 프로젝트 공개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페이스북이 1년 여 동안 준비해온 암호화폐 리브라(Libra)의 백서를 6월 18일에 공개했습니다. 리브라는 달러, 유로화 등과 일정비율로 교환가능한 일종의 스테이블 코인이며, 세계 어느곳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 화폐를 지향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월평균 이용자 수가 24억명이 넘는 페이스북에서 법정화폐 대신 쓸 수 있습니다. 2019년 5월 기준 세계 암호화폐 이용자가 3000만 명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의 확장이 이뤄지는 셈입니다.

페이스북은 확장성을 감안해 이 암호화폐를 100개의 다른 기업들과 함께 운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위스에 비영리조직인 '리브라연합(Libra Association)'을 설립하고 글로벌 규모의 결제 및 서비스 기업 100개를 가입시킨 후, 이 단체로 하여금 리브라의 관리 및 감독을 시키는 방식입니다. 리브라연합에 우선적으로 합류할 28개 회사의 명단도 이날 공개됐습니다. 페이스북 자회사인 칼리브라(Calibra)를 포함해 마스터카드, 비자, 우버, 스포티파이 등입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리브라 프로젝트에 강한 반감을 표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예상보다 진행이 한참 더뎌지고 있습니다. 애초 연합에 가입했던 28개 회원사 중에서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스트라이프, 메르카도 파고, 이베이, 부킹 홀딩스 등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갖춘 기업들은 모두 탈퇴한 상태입니다. 페이스북은 10월 14일 나머지 21개 기업들과 스위스 제네바에 모여 리브라연합 이사회를 구성했습니다. 리브라연합은 11월 현재, 리브라 테스트넷에서 34개의 프로젝트가 실험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⑤ 6월 21일 - FATF 권고안 발표
국제 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6월 21일 암호화폐 규제에 관한 권고안을 발표했습니다. FATF는 글로벌 규모의 자금세탁 및 테러단체 자금 지원을 막기 위해 발족한 기구로, 37개의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권고안이 처음 나왔을 때는 현실성 논란이 있었습니다. FATF는 권고안에서 암호화폐가 거래소 등을 거쳐갈 때마다 해당 가상자산 서비스제공자(VASPs)가 거래 당사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기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른바 '여행 규칙(travel rule)'이라고 불리는 항목입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이 규칙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며 난색을 표했었는데, 몇달이 지난 요즘에는 여행 규칙을 지킬 수 있는 여러가지 기술적 방법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FATF는 1년간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내년 6월에 이 권고안을 한차례 수정해서 적용할 계획입니다.  

⑥ 7월 8일 - 중국 CBDC 발행계획 발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7월 8일 자체 디지털 통화(CBDC) 개발을 처음 인정했습니다. 중앙인민은행 연구국의 왕신 국장은 이날 베이징대 디지털 금융연구센터 강연에서 페이스북의 암호화폐인 리브라를 거론하며, 리브라가 사실상 돈의 역할을 하게 될 경우 인민은행의 자체 디지털 통화 개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중국의 이같은 반응을 촉발시킨 것이 리브라였다고 생각했습니다. 금융과 통화 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에서 차세대 금융으로 평가받는 디지털 통화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리브라 프로젝트가 나오면서 자극 받았다는 의미입니다. 리브라는 통화바스켓에 중국 위안화를 넣지 않고, 리브라연합에도 중국 기업을 들이지 않는 등 의도적으로 중국과 거리를 두는 흔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은 몇 해 전부터 디지털 위안화 개발을 진행해왔고, 머지않아 세계 최초의 CBDC를 출범시키겠다는 입장입니다. 12월 9일 중국 언론매체인 차이징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말부터 선전과 쑤저우에서 위안화 CBDC를 시험적으로 운용할 계획입니다.  

8월 16일 - 백트(Bakkt) 출시 공식화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소유한 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ICE)의 신규 자회사인 백트(Bakkt)는 8월 16일 선물 거래소 출범과 관련해 규제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9월23일에는 실물인수도(Physical Delivery)방식의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비트코인 선물은 백트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백트가 그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레버리지(차입투자)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기관투자자가 들어올 수 있는, 정부 규제를 지키는 안전한 선물 거래소를 콘셉트로 삼고 있습니다. 실물 비트코인으로 결제한다는 점도 특이점입니다. 실물 비트코인으로 다량의 선물 결제를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비트코인을 매입해야 합니다. 결국 백트가 활성화될 경우, 비트코인 현물 시장도 덩달아 활성화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백트는 출범 초기에는 비트코인 선물 거래량 등이 기대에 못미치는 등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10월부터는 일일 최대 거래량을 연거푸 갱신하며 거래량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백트는 12월 9일에는 비트코인 옵션 상품도 출시했습니다.  

10월 24일 - 시진핑 블록체인 진흥 발언
시진핑 중국 주석은 지난 10월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제18차 집체학습에서 "중국이 블록체인 기술 융합, 기술 확장, 산업 세분화 등 계기를 붙잡아야 한다"면서 "데이터 공유, 업무 프로세스 개선, 운영 원가 절감, 협업 효율 증대, 신뢰 체계 구축 등 기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 및 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가속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느닷없는 시 주석의 깜짝 발언에 전세계 암호화폐 시장에 불이 붙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시 주석 발언 15시간만인 25일 오전까지 40% 가까이 폭등했습니다. 해당 시기 위챗, 바이두 등 포털사이트에서는 ‘블록체인’ 키워드를 포함한 검색량이 하루 사이에 10배 이상 늘었고, 10월 28일 열린 상하이와 선전의 주식시장에서는 화메이홀딩스(华媒控股), 쥐룽(聚龙) 등 60개가 넘는 블록체인 관련주 주가가 일제히 상한가(10%)를 치기도 했습니다.

⑨ 11월 25일 - 특금법 개정안, 국회 상임위 통과
한국의 암호화폐 거래소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여하는 법안이 11월 25일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는 은행에 준하는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암호화폐 규제와 관련된 법안이 해당 상임위 문턱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다만, 법안이 완전히 입법되려면 다음 절차인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회 본회의도 통과해야 합니다.

⑩ 11월 27일 - 업비트 해킹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11월 27일 자사의 이더리움 핫월릿에서 34만2000개의 이더리움이 알 수 없는 지갑으로 전송됐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돈으로 약 580억원 규모입니다. 이 외에도 BTT, TRX, XLM, OMG, EOS, NPXS, SNT 등 수십종의 암호화폐가 외부 지갑으로 이체됐고, 그 규모는 약 12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업비트 측은 "알수 없는 지갑으로 전송된 이더리움은 이상거래가 맞으며 모두 업비트 자산으로 충당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더리움을 제외한 다른 암호화폐 이체는 업비트 핫월릿에서 콜드월릿으로 자산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포착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상 암호화폐 거래소에 이런 일이 일어나면 '해킹'이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업비트는 사고 직후부터 이 기사가 작성되고 있는 12월 14일까지 해당 사고는 해킹이 아니라 이상거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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