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플럭스,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퍼블릭블록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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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Pan
David Pan 2020년 3월6일 11:00
콘플럭스의 공동창업자 우밍과 룽판. 출처=콘플럭스
콘플럭스의 공동창업자 우밍과 룽판. 출처=콘플럭스

중국 정부가 베이징에 위치한 스타트업 콘플럭스(Conflux)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누구나 거래 내역을 볼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지원을 끌어낸 것은 이례적이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이른바 ‘블록체인 진흥’ 발언을 했을 당시에도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나 암호화폐공개(ICO)와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오히려 블록체인 열풍이 분 지난 2017년 이후 중국 정부는 ICO와 거래소를 대대적으로 단속해왔다.

네오(NEO), 퀀텀(Qtum), 비체인(VeChain)을 비롯한 퍼블릭 네트워크 개발 프로젝트나 암호화폐 채굴사업은 막지 않고 있지만, 시 주석이 지칭한 블록체인은 주로 승인받은 참여자만 거래를 볼 수 있는 기업형 블록체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콘플럭스는 퍼블릭 네트워크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서도 규제 당국과 중요한 관계를 맺어왔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콘플럭스는 상하이 정부로부터 이례적으로 연구 보조금과 연구소 사무실을 지원받았다.

콘플럭스의 공동창업자 룽판(龙凡)은 이 모든 것을 여러 기업의 투자와 우수한 학력을 지닌 자사 직원들의 공으로 돌렸다. 지난 2018년에 설립된 콘플럭스는 같은 해 프라이빗 토큰 판매로 세쿼이아 차이나(Sequoia China), 후오비 그룹(Huobi Group) 등 투자자들로부터 3500만 달러를 모았다.

콘플럭스 개발팀 18명 중에서 창업자 룽판과 공동창업자 데이비드 차우(David Chow, 周冬) 외에, 칭화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인재만 10명이 넘는다.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준 기업들과 자사 핵심 엔지니어링 팀원들의 우수한 학력 덕분에 상하이 정부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고, 결국 공식적인 지원을 받게 됐다.”-룽판, 콘플럭스 공동창업자

이러한 조건 외에도 콘플럭스는 퍼블릭블록체인 모델을 중국의 규제에 맞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콘플럭스는 상하이 정부에 ICO나 어떤 형태로든 퍼블릭 토큰 판매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며, 다만 거래소에서 콘플럭스의 토큰을 상장한 뒤 고객들이 이를 직접 사고파는 2차 거래까지는 콘플럭스가 통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시 정부는 연구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며, 연구소는 이미 건물을 완공했다. 또 이르면 오는 6월 인큐베이션 센터를 설립할 계획도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 가운데 콘플럭스처럼 정부의 확고한 승인을 받은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국유기업인 초상은행(招商銀行)과 제휴를 맺은 널보스(Nervos) 정도가 유사한 사례로 꼽힌다.

콘플럭스는 앞으로 2개월 안에 또 한 차례 프라이빗토큰을 판매해 자사 메인 네트워크를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자사 메인넷에 분산앱(dapp)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전략적 투자자들을 모을 예정이라고 룽판은 밝혔다.

다른 중국 기업과 마찬가지로 콘플럭스도 코로나19 사태로 영향을 받고 있다. 콘플럭스의 최고마케팅책임자 크리스천 오에르텔은 “전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직원들의 건강이 다치면 절대로 안 된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없는 블록체인

엔지니어들이 중국에서 토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는 것은 자신의 평판을 걸어야 하는 도박과도 같다. 개발자들에게는 기술적 문제보다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오명을 쓰는 게 더 큰 걱정거리다. 그만한 리스크를 감수할 만한 가치가 없을 때가 많다.

블록체인 관련 사기가 증가하는 문제는 차지하더라도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를 금융 안정성을 해치는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 투자자들이 국적 없는 자금을 이용해 강화되는 자본 통제를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금융 거래를 추적하기 어렵고, 중앙은행이 효과적인 통화 정책을 펴는 데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중국 정부의 새로운 지침에 따라 당국에 등록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506개는 대부분 기업용 블록체인, 즉 프라이빗 블록체인 프로젝트였다.

중국 블록체인 업체들에 투자하고 있는 종합금융회사 록트리 캐피털(RockTree Capital)의 CEO 오메르 오즈덴은 “중국 본토에서 탈중앙화된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대부분 민간 투자자에게서만 투자를 받는다. 자체 토큰을 발행한 퍼블릭체인이 정부의 공식적인 지원을 받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토큰이 프로젝트의 필수적인 요소라며, 문제는 비암호화폐 펀드가 보유한 토큰의 가치라고 말했다. 해당 토큰이 중국 본토에 있는 전통적인 거래소에 상장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중국 본토에서 일어나는 블록체인 지분 투자를 관리·감독하는 홍콩의 CMCC 캐피털(CMCC Capital)의 파트너 자오첸은 “블록체인에 투자할 때 투자자들은 퍼블릭 체인보다는 기업형 블록체인 프로젝트나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플랫폼이 얼마나 다양한 업계에서 쓰이는지에 더 관심을 둔다”고 말했다.

반면 오즈덴은 블록체인에서 토큰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유형의 블록체인들을 대표해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다른 방식으로도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토큰이 없다면 블록체인의 중요한 부분이 사라지는 것이다.” -오메르 오즈덴, 록트리 캐피털 CEO

정부 지원을 받는 금융기술 프로젝트 개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투자자 3명은 중국 정부가 자신들이 지원하는 프로젝트 중 자체 토큰을 가진 프로젝트는 소수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크지 않다.

한 투자자는 “소위 프라이빗 토큰 판매의 대부분이 해외에 있는 법인을 통해 거래를 처리하는 기관투자자 사이에서 이뤄진다. 토큰 투자자들은 이런 방식으로 중국에서 난처해질 수 있는 상황을 피해 간다”고 설명했다.

 

성장의 걸림돌

네오나 널보스 같은 오픈소스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부상한 데는 중국 개발자 커뮤니티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향후 성장을 계속해 나가려면 시장의 힘이 필요하다.

“중국 내에서 블록체인 업계에 관심을 보이는 개발자와 해커 대부분이 이미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본다. 블록체인이 성장할 수 있었던 건 특정 기술에 매료된 해커, 개발자 그룹과 커뮤니티 덕분이며 그들의 도움으로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있다.” -룽판, 콘플럭스 공동창업자

룽판은 퍼블릭 블록체인들이 다음 개발 사이클을 위해서는 기관투자자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기술에 정통한 해커들 외에 일반인들까지 이용자층을 확대해야 한다. 그 말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투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더 지속가능한 시장의 힘을 찾아야 한다는 것”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콘플럭스가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많은 이용자가 자사 제품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으로 모든 비용을 감당할 수는 없지만, 사업을 유지하고 오랫동안 우리가 원하는 바를 추진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본다."

한편, 콘플럭스는 ‘승인을 받지 않고도 누구나 거래 내역을 볼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이라는 프로젝트 특성을 지키는 데 사업의 최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커뮤니티 내에서 무정부주의 정서가 팽배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초창기에는 더욱 그러했다. 우리 팀이 하는 개발은 모두 공개된 오픈소스가 될 것이다. 그 말은 비밀로 가리는 부분이 없다는 뜻이다. 콘플럭스는 많은 거래를 제어할 수 있는 특별한 슈퍼 노드를 두지 않을 것이다.” -룽판

중국 내에서 기술에 중점을 둔 몇몇 도시들이 괜찮은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있는지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고 있다고 오즈덴은 덧붙였다.

“선전, 상하이, 항저우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 그중 일부 기업들이 지역 정부에서 특히 블록체인 같은 기술 개발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오메르 오즈덴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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