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 연구팀, 하이퍼레저 활용해 탄소 배출량 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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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n Allison
Ian Allison 2020년 3월25일 17:00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예일대학교의 오픈혁신연구소(오픈랩, Open Innovation Lab)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을 계산하는 메커니즘의 초석이라 할 수 있는 오픈 클라이밋(Open Climat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분산원장과 사물인터넷, 데이터과학 기술을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추적하는 데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다.

오픈랩은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해 최근 리눅스 재단(Linux Foundation)의 하이퍼레저(Hyperledger)와 손잡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이퍼레저는 지난 1월 산하에 하이퍼레저 기후위기 행동 및 기후변화 감시 단체를 출범했는데, 오픈랩 설립자 웨인스타인이 이곳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그룹 참여자들은 각국 정부와 기업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분산원장기술을 활용하는 방안과 연구 성과를 공유한다.

신원 관리에 초점을 맞춘 하이퍼레저 프로젝트 인디(Indy)와 애리즈(Aries)도 기후변화 해법을 찾는 프로젝트에 함께하고 있다. 웨인스타인 공동대표는 기후변화 문제가 “소투스(Sawtooth)나 그리드(Grid) 같은 공급망 중심의 프로젝트와 유사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 문제에 관한 한 궁극적으로는 하이퍼레저의 그리드와 유사한 형태로 도메인 중심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한두 달 내에 좀 더 보강한 구체적인 개발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 마틴 웨인스타인, 오픈랩 설립자

이 메커니즘은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도 부합한다. 파리 협정은 지난 2015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합의문으로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 이상 오르지 않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후변화는 장기적 관점의 문제다. 오늘날 세계 각국은 탄소 예산(carbon budget), 즉 언제까지 얼마만큼의 탄소를 배출하겠다는 목표를 관리해나간다. 그렇다면 핵심은 탄소 배출량을 정확히 계산하는 일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경험

웨인스타인이 이끄는 기후변화 단체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손잡고 하이퍼레저의 디지털 신원 식별 도메인을 지역 내 유전의 탄소 배출량 추적과 인증에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 내용을 간략히 설명하면, 특정 유전의 탄소발자국을 계산해 배출량이 일정 기준을 만족하는 경우에만 디지털 신원 식별 시스템을 통해 검증 가능한 형태로 주 정부가 사업을 승인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분산원장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탄소발자국이란 개인 또는 기업, 국가 등의 단체가 활동이나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전체 과정을 통해 배출하는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의미한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는 우리도 무척 관심 있게 참여하고 있다.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특정 유전 사업에 참여하는 모든 관계자에게 검증 가능한 승인 제도를 적용한다. 유전 사업자부터 해당 유전의 탄소 배출량을 추적하는 사물인터넷 기기와 이 기기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업체에 이르기까지 유전 운영에 관련된 모든 업체는 주 정부로부터 사업 승인을 받아야 한다. 검증 가능한 승인 제도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주 정부의 의지가 뚜렷이 반영돼 있다.” - 마틴 웨인스타인

검증 가능한 승인 제도는 서로 신뢰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여권이나 신용카드 같은 물리적 승인 방법을 디지털 형태로 변환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P2P(개인 간) 검증도 가능하다. 좀 더 강력한 디지털 신원 식별 시스템은 공개키 인프라(public key infrastructure, PKI)의 암호화 서명을 이용하기도 한다.

중앙집중식 검증 시스템(인터넷 브라우저가 작동하는 방식과 유사)과 달리, 검증 가능한 승인 제도에서의 블록체인은 일종의 ‘공개 열쇠고리’처럼 활용된다. 따라서 승인하는 주체는 공개키가 분산원장기술을 통해 전 세계 어디서나 사용되도록 할 수 있다. 체인에 거래 내역을 직접 기록하고 저장하는 것보다 훨씬 가벼운 방식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셈이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국한시켜 정의하지 않는다. 또 프로젝트와 관련한 문제를 단순히 블록체인을 적용해서 나타난 현상으로 바라보지도 않는다. 물론 블록체인의 요소가 포함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철저히 기술적인 문제일 뿐 최종사용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특정 서비스에 대한 승인 철회도 블록체인과는 관련이 없다.” - 존 조던,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디지털 신기술 프로젝트 책임자

오픈랩은 버시스 연구소(Verses Labs)의 공간웹(spatial web) 프로토콜에도 디지털 방식으로 검증 가능한 승인 제도를 적용해보고 있다. 이 프로토콜은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특정 공간의 지도를 가상으로 그려낸다. 웨인스타인은 이를 두고 “적용은 현실에서, 관리는 디지털에서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4대 회계법인에도 기회

새로운 디지털 프로토콜을 이용해 탄소발자국을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은 세계 4대 회계법인으로 꼽히는 딜로이트(Deloitte), KPMG, 언스트앤영(EY), PwC 등을 비롯한 회계감사를 주로 하는 기업들에 상당한 기회가 될 것으로 웨인스타인은 내다봤다.

4대 회계법인은 지난 1월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을 위한 공통의 메트릭스 및 지속적인 보고 체계 구축(Toward Common Metrics and Consistent Reporting of Sustainable Value Creation)’이라는 주제로 열린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탄소량 계산에 관한 내용을 함께 발표했다.

“최근 4대 회계법인 관계자들과 만나 탄소 배출량 계산 분야가 회계법인의 미래 사업에 얼마나 큰 기회가 될 수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체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시작해 조금씩 범위를 넓혀나간 뒤 추후에는 컨소시엄 형태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작정 컨소시엄부터 구축하려 드는 것은 위험하다. 아무런 준비 없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수없이 많다.

중요한 건 단계적으로 꼼꼼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오픈랩은 현재 사업 추진 1단계로서 자선단체와 비영리단체, 특히 대학과 고위급 기관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사업 초기 단계에는 이처럼 기본적인 연구 기관과 이해관계자들을 두루 섭렵해 기반을 다지는 일이 중요하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이르면 내년 초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물론 거버넌스 메커니즘까지 먼저 마련했을 때의 이야기다.” - 마틴 웨인스타인, 오픈랩 설립자

사업 추진 2단계로서 오픈랩은 다음 달 ‘오픈 클라이밋 콜라바톤(Open Climate Collabathon)’ 행사를 개최한다. 지난해 행사에는 400여 명의 개발자와 기후변화 연구진이 참석했고, 이 가운데 3분의 2는 행사 현장에 직접 참석했다. 그러나 올해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온라인 참석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웨인스타인 대표는 “원격 협업 기술을 향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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