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세계최초 중앙은행 디지털 기념주화로 CBDC 테스트 나서
CBDC 가능성 타진 계기 될 것, 수집용 토큰으로 시중에 유통되지는 않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Danny Nelson
Danny Nelson 2020년 6월9일 18:20
리투아니아 중앙은행이 출시하는 LB코인은 실제 법정화폐처럼 쓸 수는 없는 디지털 기념주화다. 그러나 뱅크오브리투아니아는 LB코인과 블록체인을 이용해 훨씬 더 큰 목표를 이룩하려고 한다. 출처=뱅크오브리투아니아
리투아니아 중앙은행이 출시하는 LB코인은 실제 법정화폐처럼 쓸 수는 없는 디지털 기념주화다. 그러나 뱅크오브리투아니아는 LB코인과 블록체인을 이용해 훨씬 더 큰 목표를 이룩하려고 한다. 출처=뱅크오브리투아니아

리투아니아 중앙은행 리투아니아은행(Bank of Lithuania)이 디지털 기념화폐 LB코인(LBCoin)을 다음달 발행한다.

LB코인은 넴(NEM) 블록체인에서 발행되는 디지털 기념화폐로 “일반 동전이나 지폐처럼 시중에 유통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은행 관계자는 밝혔다.

LB코인은 지난 2년간 각종 실험을 통해 블록체인 연구를 지속해온 리투아니아은행의 성과물이다. 리투아니아에서도 최근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LB코인 출시가 리투아니아의 최종 목표는 아니다. 리투아니아는 LB코인 같은 신규 화폐에 대한 연구는 물론 분산원장기술 전반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블록체인에 관한 연구를 꾸준히 해왔다. LB코인은 아주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실제로 LB코인을 ‘CBDC의 축소판’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 안드리우스 아다모니스, 리투아니아은행 혁신팀장 겸 블록체인 프로젝트 매니저

이와 함께 블록체인 규제 샌드박스 LB체인(LBChain)은 리투아니아가 핀테크 스타트업을 어떻게 육성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아다모니스는 “현재 리투아니아은행은 블록체인 관련 연구를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며 “에너지와 보건 관련 사항을 모든 정부 부처가 공유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 LB체인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샌드박스

2년째 이어진 LB체인 프로젝트를 통해 리투아니아 핀테크 기업들은 폐쇄형 블록체인을 다양하게 실험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이용하는 IBM 폴란드 지사와 코다를 이용하는 노르웨이 IT회사 티에토(Tieto)가 주도하고 있다.

LB체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11개 핀테크 업체는 금융 부문에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했다. 일례로 프랑스 기업 레지티(Ledgity)는 토큰에 대한 투자 절차를 간소화한 디지털 민간은행을 IBM 샌드박스에서 개발했다. 이와 함께 기본적인 신용을 제공하면서 위험은 공유하는 스마트계약, 블록체인 기반의 레그테크(RegTech) 프로그램, 디지털 채권 구매 플랫폼 등 다양한 기술이 LB체인을 통해 개발됐다. 이들 11개 기업은 현재 은행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에 입찰해 경쟁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시장 전반에 확대하는데 따르는 장단점을 동시에 보여주기도 했다. 아다모니스는 “특정 플랫폼을 통해 고객신원확인(KYC)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고객들이 거래 은행을 쉽게 갈아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상업은행이 경쟁 은행에 고객을 빼앗기는 것을 두려워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규제기관으로선 아주 유용한 실험 기회였다. 가짜 돈, 가짜 데이터 등 모든 것을 가짜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리투아니아 블록체인의 미래

LB체인의 3단계 연구 개발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프로젝트에 묶인 지분과 돈이 아직은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아다모니스는 “리투아니아은행은 일반 대중을 위한 LB체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LB체인은 코다나 패브릭에서 6개월 이상 활동하며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핀테크 업체 5곳을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다. 아다모니스는 “앞으로 더 많은 블록체인 플랫폼이 LB체인에 합류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겠다”고 말했다.

“뱅크오브리투아니아는 LB체인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과 함께 금융시장, 나아가 산업 전반에서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아울러 현재 리투아니아 IT 인프라 구축에 블록체인을 확대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다모니스는 이어 “업계를 막론하고 그 기술적 가능성을 굳이 해당 시장에만 묶어둘 필요는 없다”며, 업계를 넘나드는 상호 연결 시스템을 언급했다. 세무 당국이 세금을 걷고, 전력회사에서 전기세를 걷고, 보건부에서 의료 서비스 제공업자 들 간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모든 일에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모든 일은 서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독자적인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얼마든지 가능하다. 아다모니스는 “이것이 바로 LT체인의 기능”이라며, “리투아니아은행은 조만간 각 정부 부처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주화

LB코인의 출시가 임박하면서 뱅크오브리투아니아는 지난주 최종 보안 테스트를 진행했다. 물론 기념주화의 특성상 일반 결제에 사용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기념주화가 시장에 유통될 일은 거의 없다. 금속으로 만들어지는 기념주화는 액면가보다 훨씬 높은 가치를 지닌다. 기념주화는 대개 상점의 금전 출납기가 아닌 금고나 진열장에 보관되지만, 간혹 시중에서 일반 결제에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다모니스는 “LB코인을 금전 출납기에서 뽑아 쓸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리투아니아 상인들은 LB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을 수 있는 전자지갑이 없기 때문이다.

“리투아니아 모든 상점에서 기념주화를 받지 못하도록 일일 사용량을 제한하는 방법도 고민해봤다.”

LB코인은 1918년 2월16일 리투아니아 독립 선언과 이 선언에 서명한 20인을 헌정하는 디지털 기념주화다. 토큰 종류는 서명자의 활동 분야에 따라 6개 범주로 나뉘며 각 범주마다 4천개씩, 총 2만 4천개의 토큰이 발행된다. 따라서 이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시 후에는 토큰을 손에 넣기 위한 각종 거래도 성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다모니스는 LB코인 거래를 한때 리투아니아에서 유행했던 NBA 선수들의 스티커북에 비교하면서, “그때도 지금처럼 스티커를 선점한 국내외 팬들끼리 거래 경쟁이 치열했다”고 말했다.

“거래자들은 기념주화를 뱅크오브리투아니아 전자지갑에 보관하며, 퍼블릭 블록체인 넴의 지갑으로 옮길 수 있다. 또 선물로 받은 기념주화를 사고팔 수도 있다. 6개 범주의 토큰을 모두 확보하면 실제 은화로 교환도 가능하다. 결국 이론적으로 보면 법정화폐로 바꿔 쓸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경계해야 한다. LB코인은 어디까지나 기념주화로 법정화폐로서의 지위는 얻지 못했다.” - 파블 립네비치, LB코인 프로젝트 매니저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지 102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는 이번 기념주화는 세계 최초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블록체인 기반 수집용 토큰이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올해 초 블록체인 기반 기념 은화를 발행한 바 있다.

LB코인은 프로젝트 그 자체로 블록체인을 홍보하는 대규모 마케팅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점차 쇠퇴하고 있는 화폐 연구를 되살리고 싶다. 요즘 젊은 층은 화폐 주조에 거의 관심이 없다. 하지만 화폐 주조는 중앙은행의 핵심 역할이다. 오늘날 빠른 속도로 변하는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화폐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 마리우스 저길라스, 뱅크오브리투아니아 이사

그러나 젊은 층을 화폐 연구로 유입하겠다는 목표는 LB코인 프로젝트의 일차적인 이유일 뿐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블록체인 기반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실험하고 적용해보는 것이다.

립네비치 매니저는 “가상화폐 개발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얻고 싶다”며, “이 주제는 최근 CBDC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