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금융 ‘디파이', 1년 만에 22배 성장
[UDC2020] 금융기관 없는 금융…시장규모 16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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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모 기자
박근모 기자 2020년 12월9일 10:24

세계 시장 규모 16조원.

암호화폐를 이용한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인 디파이(Defi)의 현주소다. 엘지(LG)전자 시가총액(15조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놀라운 점은 따로 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7200억원으로 1년 만에 약 22배 상승한 것이다.

지난 2일 열린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UDC) 2020'에 모인 암호화폐 업계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디파이는 막 태어난 아기가 걸음마를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면 엄청난 확장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유주용 DXM CSO. 출처=두나무
유주용 DXM CSO. 출처=두나무

디파이의 빠른 성장 동력은 무엇일까. 두나무 자회사로 암호화폐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는 디엑스엠(DXM)의 유주용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전통 금융 서비스와 달리 디파이는 누구나 금융상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전통 금융 서비스는 금융기관이 일방적으로 설계하고 관리하지만, 디파이는 암호화폐를 이용해 중앙의 금융기관 없이도 기존 금융에 준하는 서비스를 만들거나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8억달러(3조원) 규모의 디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이커다오의 구스타우 아렌토프트 유럽사업본부 대표는 전통 금융은 국가 단위로 제한적이지만, 블록체인 기반의 디파이는 전세계 누구나 같은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동남아 등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나라의 사람들도 디파이로 대체 금융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은행 계좌가 없는 세계 17억명에게 스마트폰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던 페이스북 리브라(현 디엠) 프로젝트의 철학과 비슷하다.

구스타프 아렌토프트 메이커다오 유럽사업본부 대표. 출처=두나무
구스타프 아렌토프트 메이커다오 유럽사업본부 대표. 출처=두나무

초기 디파이 서비스는 단순한 암호화폐 예치와 대출에 그쳤다. 하지만 지금은 금은 등 원자재를 토큰화한 암호화폐 파생상품, 달러와 같은 법정통화와 전통 금융 주가지수를 연동한 인덱스 상품,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한 보험상품 등 기존 금융 서비스의 대부분을 디파이로 제공하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두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아렌토프트 대표는 “과거 핀테크가 새로운 산업으로 구분되다 현재는 금융 서비스로 손꼽힌다. 디파이도 핀테크와 비슷한 과정을 겪을 것”이라며 내년 디파이 시장 규모가 250억~300억달러(27조~33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기사는 한겨레신문 지면에도 게재됐습니다. 코인데스크코리아는 매달 한 차례 한겨레신문의 블록체인 특집 지면 'Shift+B'에 블록체인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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