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실거래량 여전히 '오리무중'...해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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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en Moore
Galen Moore 2020년 1월8일 16:00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exchanged-traded product, ETP) 승인을 위해 미국 규제 당국에 제출된 규정변경 신청서에서 시장에 보고된 비트코인 거래량의 최대 95%가 실제 거래량이 아닌 허수라는 주장이 담겼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암호 자산의 허위 거래량은 2019년의 큰 화제거리로 떠올랐다. 이로 인한 후폭풍으로 비트코인 거래량을 너무 낮게 계산한 보수적인 측정값들이 나오기도 했으며, 실제로 비트코인이 얼마나 거래되는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생겨났다.

허위 거래량은 아래와 같이 독특한 구조를 갖춘 암호화폐 시장의 자연스러운 특징으로 보이기도 한다.

  • 수많은 경쟁 거래소들 사이에 유동성이 분산돼 있고,

  • 다른 자산보다 상대적으로 거래 수수료가 높으며,

  • 거래소들이 관련 데이터를 무상으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데이터는 수입원이 아닌 마케팅 수단이다. 몇몇 거래소에서는 높은 유동성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거래량을 부풀려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이용했다.

2019년 3월 비트와이즈(Bitwise)가 규제 당국에 제출한 ETP 출시를 위한 규제변경 신청서는 이러한 암호화폐 시장의 구조에 정면으로 맞섰다. 이에 암호화폐 연구소와 시장의 데이터 수집 업체들은 잇따라 거래량을 조정하여 표시하기 시작했다.

아래는 데이터 수집 업체 메사리(Messari)와 노믹스(Nomics)가 조정을 거친 후 제공한 2019년 11월 비트코인 일일 거래량과 업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데이터 제공업체인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이 제공한 조정되지 않은 일일 거래량을 비교한 그래프다.
We Still Don’t Know Bitcoin’s Real Volume

비트코인 거래량


메사리와 노믹스의 그래프가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각 데이터 수집 업체가 데이터 계산 시 포함한 거래소 명단이 달랐기 때문이다. 메사리는 비트와이즈의 ETP 신청서에 명시된 거래량을 부풀리지 않은 10개 거래소의 거래량만 포함했고, 노믹스는 자체 '투명성 순위'에 이름을 올린 32개 거래소를 '투명한 거래량(transparent volume)'을 계산하는 데 활용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19년 10월에 공개한 비트와이즈의 ETP 승인 신청서에 대한 답변에서 비트와이즈가 허수라고 배제한 거래소들이 실제 거래 활동의 일정 부분을 담당하고 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비트와이즈도 답변서에서 이러한 회색 지대(grey area)를 인정했다.

특히 SEC는 답변에서 히트BTC(Hitbtc), 후오비(Huobi), 오케이엑스(OKEx), 그리고 당국의 자본 통제를 이유로 배제된 한국의 일부 거래소를 언급했다. 노믹스의 정상 비트코인 거래량 계산에 히트BTC는 포함되었지만 후오비, 오케이엑스, 그리고 한국의 대규모 거래소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암호 자산 거래자들은 특히나 후오비와 오케이엑스 같이 유동성이 큰 대규모 거래소들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스턴의 암호 금융상품 개발자로 써클(Circle)의 전 암호화폐 거래 책임자였던 다니엘 마터자스키는 "2013년부터 오케이엑스에서 거래해왔는데, 유동성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현재 발표되는 거래량 수치를 100% 믿느냐고 물으면 당연히 그렇지는 않다"면서 투명한 거래량을 규정하는 기준에 의문을 표시했다.

비트코인 호가 스프레드




 

암호화 데이터 기업 카이코(Kaiko)가 제공한 오더북 데이터를 보면, 위 그래프는 최소한 후오비 거래소에서는 일부 비트코인 매수·매도 과정에서 코인베이스 정도의 유동성이 뒷받침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9년 11월의 비트코인 일일 실거래량은 아마도 노믹스가 발표한 '투명 거래량'인 19억 7천만 달러와 코인마켓캡이 조정하지 않고 발표한 일일 평균 거래 수치인 225억 6천만 달러 사이였을 것이다. 노믹스의 거래량이 일부 대규모 거래소를 배제한 채 계산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코인마켓캡의 걸러지지 않은 데이터보다는 진실에 더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진실에 가깝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선까지는 크게 상관이 없다. 비트코인 거래량은 일반적인 데이터 정보일 뿐, 구체적인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칠 확률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암호 자산의 단편화된 시장에서는 투자자의 지형적 또는 유형적 요소에 따라 선택한 특정 거래소의 거래량이 오히려 더 나은 지표가 될 수 있다.

  • 신규 소매 업체의 참여 지표인 코인베이스(Coinbase)의 현금 시장 거래량

  • 지역 비트코인거래소나 지역 내 우세한 거래소에서의 거래 활동

  • 미국 신용기관 참여 지표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백트(Bakkt)의 비트코인 선물거래 내역


하지만 거래량 가중 인덱스(volume-weighted indexes)와 같은 시장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믿을 수 있는 비트코인 총거래량 수치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신뢰할 수 있는 총거래량 수치를 확인할 수 없다는 건 비트코인이 여전히 성숙한 자산으로 분류되지 못하는 결정적인 약점이기도 하다. 처음 인터넷 언론이 생겨났을 때 '과연 어떤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가' 라는 의구심을 받던 것과 마찬가지로 암호 자산 세계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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