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출소날 재수감된다
미국, 자금세탁 혐의로 범죄인 인도 요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재우 한겨레 기자
임재우 한겨레 기자 2020년 4월27일 16:00
미국 법무부는 2019년 10월 다크웹 최대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해당 사이트에 폐쇄 공지를 내걸었다. 출처=경찰청
미국 법무부는 2019년 10월 다크웹 최대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해당 사이트에 폐쇄 공지를 내걸었다. 출처=경찰청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아무개(24)씨가 출소일인 27일,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위해 재수감된다. 서울고검은 이날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구속영장을 집행할 예정이다. 

이날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혐의로 지난해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던 손씨의 만기 출소일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검찰은 손씨를 재수감할 계획이다. 미국 검찰은 지난해 10월 아동음란물 게재 등 9가지 혐의로 기소했고, 이중 불법 자금세탁 혐의가 한국에서 실형을 받은 범죄와 겹치지 않아 송환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검은 손씨의 신병을 다시 확보한 뒤 조만간 서울고법에 손씨를 미국에 보내는 범죄인 인도 심사를 청구할 방침이다. 송환 여부는 서울고법의 심사를 거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손씨는 2015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이른바 ‘다크웹’에서 세계 최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사이트인 ‘웰컴투비디오’를 운영했고 전세계 4000여명의 유료 이용자에게 성착취 영상을 제공한 뒤 37만달러(약 4억원)에 달하는 가상화폐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5월 월켐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아무개씨 검거 당시 경찰이 공개한 사건 개요도. 출처=경찰청 사이버안전국 제공
2018년 5월 월켐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아무개씨 검거 당시 경찰이 공개한 사건 개요도. 출처=경찰청 사이버안전국 제공

정부, 잠입수사 범위 확대

정부는 지난 23일 신분을 위장해 성착취물 판매자 등에게 접근하는 제한된 방식의 ‘기회제공형 잠입수사’를 수사기관에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국토안보수사국이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에서 아동 성착취물 25만여개를 배포한 한국인 손아무개(24)씨를 붙잡을 수 있었던 건 ‘함정수사’ 결과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미 연방수사관은 아동 성착취물 구매자로 위장해 손씨에게 접근해 가상화폐 지갑에 여러 차례 돈을 입금하고 이를 추적해 손씨의 인터넷프로토콜(IP·아이피) 주소를 확인했다. 다크웹 운영자 손씨가 아동 성착취물 판매에도 나선 사실을 적극적 함정수사로 밝혀낸 사례다. 

폐쇄 전 웰컴투비디오(W2V) 웹사이트 게시판 일부. 출처=미국 법무부
폐쇄 전 웰컴투비디오(W2V) 웹사이트 게시판 일부. 출처=미국 법무부

한국에선 이런 함정수사가 형사소송법 308조의2항(위법수집증거의 배제)에 어긋나 불법이다. 우리 사법체계에선 성착취물 판매자에게 수사관이 구매자처럼 접근하는 ‘기회제공형 함정수사’는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반면 피의자가 성착취물을 판매하거나 구매하도록 ‘범의’를 갖게 하는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는 인정하지 않는다. 수사기관이 범죄와 결부되거나 범죄와 일부가 돼서 범죄 사실을 밝혀내는 건 적법한 수사가 아니라는 취지다. 

최근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 등을 수사한 경찰도 조주빈(24)씨가 운영한 고액 유료회원방에 직접 돈을 내고 잠입해 범죄의 실체를 확인하는 대신, 일반 회원방에 있다가 성착취물 판매자가 나타나면 구매자로 위장해 접근해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