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고신용자 대출만 많아… 1∼4등급 98%
배진교 의원 "중금리 대출 활성화 취지 어긋나"
"중금리 대출 비율 강제 or 일반은행 전환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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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한겨레신문 기자
이완 한겨레신문 기자 2020년 10월10일 15:53
카카오뱅크. 출처=카카오 페이스북
카카오뱅크. 출처=카카오 페이스북

 

‘중신용 중금리 대출 활성화’라는 허가 취지와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이 고신용자에게 98.46%(금액 기준) 쏠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진교 의원(정의당)이 9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카카오뱅크의 가계신용대출 가운데 고신용자로 분류되는 1∼4등급 비중이 93.5%(건수 기준·6월말 기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5∼6등급은 5.54%, 7등급 이하 비중은 0.87%였다. 전체 신용대출 금액(17조3452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1∼4등급이 가져간 신용대출(17조783억원) 비중은 98.46%로 더 높았다. 5∼6등급은 1.37%, 7등급 이하는 0.17%에 그쳤다.

인터넷은행은 2017년 출범 당시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 사이 중금리 대출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금융위원회는 ‘은산분리 규제’를 깨고 진행하는 인터넷은행 허가에 대한 반대를 잠재우기 위해 이런 취지를 적극 설명했다. 기존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에서 이른바 ‘이자장사’만 하는 행태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었다.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출처=카카오뱅크 캡처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출처=카카오뱅크 캡처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중신용자 대출 비중은 증가하지 않고 있다. 

배진교 의원이 밝힌 자료를 보면, 카카오뱅크의 대출 추이는 2017년 말부터 1~4등급의 신용대출 비중(건수 기준)은 늘어나고 5~6등급, 7등급 이하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실제 2017년 말 1~4등급 대출 비중은 87.9%였지만 올해 6월 말 93.5%로 늘었고, 5~6등급은 2017년 말 10.2%였지만 6월 말 5.5%로 쪼그라들었다. 7등급 이하 비중도 2017년 말 1.78%에서 6월 말 0.87%로 줄었다. 배진교 의원은 “시중은행과 다를 바 없는 수익성 위주의 대출 관행을 이어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쪽은 “중신용자를 위한 대출은 올해 9월까지 1조원 넘게 실행되는 등 다른 시중은행보다 훨씬 많이 나갔다. 또 중신용자를 위한 대출은 한도가 2000만원으로 낮아 다른 대출과 견줘 금액 비중이 낮은 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와 견줘 5~6등급 신용대출 비중이 높다. 2017년말 37%였던 5~6등급 신용대출 비중은 2019년말 45.7%까지 올랐다. 1~4등급 대출은 2017년 60%에서 2019년 6월 말 46.4%로 줄어들었다. 다만 케이뱅크는 자본 부족으로 1년 동안 신규대출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카카오뱅크와 단순 비교는 어렵다.

배진교 의원은 “중금리 대출 활성화라는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한 취지가 무색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 행태가 시중은행과 다를 바 없다면, 이들에게 특혜를 줄 이유가 없다. 중금리 대출 일정 비율을 강제하든지 일반은행으로 전환시킬지에 대해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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