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서 비슷한 수법의 암호화폐 사기로 매달 수만달러의 자금이 도난당하고 있다고 한 블록체인 분석업체가 밝혔다.
이스라엘 기반 블록체인 분석업체 화이트스트림(Whitestream)은 최근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발생한 네 건의 암호화폐 사기 사건 관련 보고서를 내고 “라고스는 비슷한 유형의 투자사기 사건의 중심지인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최근 나이지리아에서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호황을 맞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사기 사건도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은 최근 암호화폐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스라엘 국방부 및 글로벌 보안업체 베린트(VERINT) 등 대형 기관에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화이트스트림은 해당 사기 사건이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행해졌음을 밝혀냈다. 해당 인스타그램 계정은 겉으로는 미국이나 유럽에 출처를 둔 것으로 보였지만, 추적 결과 나이지리아 계정이었다.
신규 암호화폐 사용자를 노린 이번 사기 사건은 다른 암호화폐 사기 수법과 매우 유사했다. 사기꾼들은 일정 수익을 보장하며 비트코인 송금을 요구했고, 입금 사실을 확인하면 그대로 자취를 감춰버렸다.
페이스북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코인데스크US의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지루한 일상에 염증을 느낀 젊은 투자자 공략"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인스타그램 계정은 암호화폐 소득으로 화려한 삶을 살고 있는 브로커의 일상을 그럴듯한 사진으로 보여주었다. 물론 가짜다.
사기꾼들은 채팅으로 피해자를 유인해 비트코인 투자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현혹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을 직접 송금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후 이 비트코인은 투자를 하는 데 사용하는 대신 바이낸스 거래소로 보내 법정화폐로 변환한 뒤 인출해버렸다.
이들은 IP 주소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해당 인스타그램 계정이 미국 주소인 것처럼 속였다. 그러나 화이트스트림은 거래에 이용된 모바일 기기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분석하는 등 면밀한 조사를 통해 이들이 나이지리아 계정임을 확인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4분기 인스타그램에서 발생한 유사 사기 사건 4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 사건은 모두 동일 단체의 소행으로 확인됐다.
화이트스트림은 이런 수법으로 매달 수만달러의 자금이 사기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이트스트림의 이트식 레비 CEO는 “사기 일당은 코로나19로 지루한 일상에 염증을 느낀 젊은 투자자를 공략했다”며 “인스타그램에 그럴듯한 가짜 현실을 꾸며 놓고 허위 계좌를 만들어 이들의 돈을 갈취했다”고 설명했다.
레비 대표는 인스타그램과 모회사 페이스북이 이러한 사기 행각을 막을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계정은 이미 사기 계정으로 신고됐으나 삭제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들 계정은 여전히 운영되고 있으며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사기는 쉽게 통제할 수 없다. 암호화폐도 마찬가지다.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사용을 완전히 차단할 순 없다. 디지털 통화를 이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전 세계적 추세로 개인이나 기관이 이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이트식 레비, 화이트스트림 CEO
영어기사: 임준혁 코인데스크코리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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