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상장은 시작에 불과하다
나스닥 상장으로 실탄 확보한 코인베이스…기업 인수 나설 것
10년 뒤 암호화폐 업계엔 어떤 '괴물'급 기업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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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dy Dale
Brady Dale 2021년 4월22일 18:31

14일(미국시간) 코인베이스 상장을 기념하는 나스닥 전광판의 모습. 출처=코인베이스 웹사이트
14일(미국시간) 코인베이스 상장을 기념하는 나스닥 전광판의 모습. 출처=코인베이스 웹사이트

코인베이스는 기업 인수에 박차를 가할 것이고, 코인베이스의 행보에 고무되어 더욱 많은 암호화폐 업체들이 그 뒤를 따를 것이다. 로봇이 합체되듯, 기업들이 합쳐질 것이다.

암호화폐 업계의 기업인수 계획을 점쳐 보라면, 필자는 최근에 상장한 코인베이스(Coinbase)가 탈중앙금융(DeFi, 디파이) 플랫폼 다르마(Dharma)를 인수한다에 한 표 던지고 싶다.

물론 100% 짐작일 뿐이다. 나스닥 상장 이후, 암호화폐가 주류에 편입된 세상에서의 코인베이스에 대한 기사를 쓰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사고 과정은 이러했다.  

'코인베이스는 디파이가 자신들에게 위협이라고 말하지만, 디파이가 중앙화 거래소에 꼭 위협적 요소라고만 볼 수는 없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지. 코인베이스와 평행선을 그리며 나아갈 기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다르마?'

코인베이스와 다르마는 접근성과 사용자 경험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필자의 짐작이 틀렸을 수도 있다. 아마 틀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다. 블록체인 업계에서 기업 합병은 막을 수 없는 추세다. 합병이 반드시 중앙 집중화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많은 경우에 이 둘은 함께 이루어졌고, 둘 간의 조화는 주로 순조로웠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보다 매수하는 편이 더 쉬울 수 있다. 실리콘밸리만 봐도 그렇다. 리서치업체인 CB인사이츠(CB Insights)는 구글, 애플, 아마존 등 기술 공룡의 기업인수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서 성공시키는 데는 큰 기업보다 작은 업체가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 “스타트업” 이해의 기본이다.
 
스타트업이 아이디어를 성공시키고 나면, 큰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을 모방하는 것보다 사오는 것이 더 쉽다. 이미 암호화폐 업계에도 상당수의 합병이 이루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될 것이다.
 

이것이 현실

코인베이스가 정말로 다르마를 인수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미 바이슨 트레일스(Bison Trails), 루트파이어(Routefire), 타고미(Tagomi)를 인수한 바 있다. 그리고 코인베이스의 성장 속도로 볼 때, 앞으로 더욱 많은 기업을 인수하리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지금까지 이뤄진 인수 사례를 좀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 스텔라 프로토콜(Stellar protocol)에 기반을 둔 영리기업 라이트이어(Lightyear)가 체인(Chain)을 인수

텐더민트(Tendermint)는 비하비스트(B-Harvest)를 인수

페이팔(PayPal)은 커브(Curv)를 인수

FTX는 블록폴리오(Blockfolio)를 인수

크라켄(Kraken)은 호주 거래소인 빗트레이드(Bit Trade)를,

바이낸스(Binance)는 인도네시아 거래소인 와지르엑스(Wazirx)를 인수했다.

■ 또한 스테이블코인 TrueUSD의 발행사는… 알 수 없는 어딘가에 인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 코인데스크US의 트레이드블록(TradeBlock) 인수와, 코인데스크US의 모회사인 디지털 커런시 그룹(Digital Currency Group)의 루노월렛(Luno Wallet) 인수도 빼놓을 수 없다.
 
많은 블록체인 기업들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파트너 기업들과 짝을 짓고 있다. PwC(PriceWaterhouseCoopers)는 2020년 한 해 동안 암호화폐 업계에서 이루어진 M&A 규모가 총 11억달러(한화로 1.2조)에 달한다고 추산했고, 2021년에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지금도 이더리움(Ethereum)에서는 2개의 코인이 합병을 진행 중이다. 킵(Keep)과 뉴사이퍼(NuCypher)의 프로토콜 합병인 키아누 프로젝트(Project Keanu)다. 킵과 뉴사이퍼는 동일한 네트워크에 기반을 두면서도 각기 다른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여 독자성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유사하게, 탈중앙금융(DeFi) 프로젝트들은 와이언 파이낸스(Yearn Finance)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 결과가 어떨지는 알 수 없지만, 그 가공할 위력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합병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거대 합체로봇 볼트론(Voltron)을 만들 듯, 전통적 금융시장과 중개기관들에 로켓펀치를 날리며 기업들이 합체를 시작할 것이다. 신나는 소식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봤자 볼트론일 뿐임을 함께 명심해야 하겠다. (TV에서는 멋있어 보였겠지만, 블록체인은 또 다른 세상이다.)

기사 내용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출처=Vlad Zaytsev/Unsplash
기사 내용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출처=Vlad Zaytsev/Unsplash

합병의 그늘

크고 강력한 괴물이 탄생하게 될 것이다. 너무 강력해서 개인 따위는, 심지어 그룹 따위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괴물 말이다.

이쯤에서 필자가 통찰력 있거나 적어도 그럴듯하게 들리는 예측을 내놓으면 좋겠지만, 기사 초두부터 언급했듯 그것은 불가능하다.

코인베이스가 다르마를 인수하든 인수하지 않든 사실 문제가 되지 않는다. 코인베이스는 어떤 기업이 됐든 인수에 박차를 가할 것이고, 코인베이스의 행보에 고무되어 더욱 많은 암호화폐 업체들이 그 뒤를 따를 것이다.

한국의 재벌 그룹을 연상해보자. 어떤 산업군을 지배하려면 초창기 때 최대한 많이 먹어놔야 한다. 5년, 10년 뒤 코인베이스가 인수합병을 통해 어떤 괴물로 성장할지 아무도 모른다. 코인베이스가 아니더라도 그런 사례는 암호화폐 산업에서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암호화폐 업계로 유입된 자금이 피할 수 없는 거대 암호화폐 플랫폼에 완전히 결합되고 나면 어떤 모습이 될지는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러한 일이 반드시 일어나리라는 것이다.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의 말을 빌리자면, 상장은 시작에 불과하다.

영어기사: 임준혁 코인데스크코리아 편집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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