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셋 매니저'는 비트코인을 보유할 의무가 있다
통화 현실을 정확히 짚지 못하는 데서 오는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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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 Bhatia
Nik Bhatia 2021년 4월22일 00:56
Adeolu Eletu/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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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바티아는 “레이어드 머니: 골드에서 달러, 달러에서 비트코인과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로” (2021)의 저자다. CFA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마샬 비즈니스 스쿨에서 금융 및 비즈니스 경제학 겸임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현대의 자산 관리 산업은 양분화되었다. 전향적인 연구자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비트코인이 통화 기술을 바꾸어 놓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반면 다른 사람들은 비트코인에 완강하게 반대하거나 참여하지 않는 편을 택하고 있다.

좀 더 솔직해져 보자. 반대론자들은 2021년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비트코인을 튤립 파동에 비유하는 주장은 이제 한물갔고, 이전에는 암호화폐에 눈길도 주지 않던 투자 전문가들도 입장을 선회하거나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을 아직 보유하지 않고 있는 투자 매니저들은 조바심을 내기 시작했다. 여기서 수탁자의 의무라는 개념이 생겨난다.

수탁자는 고객을 대신해 돈을 관리하는 법적 의무를 지는 자를 말한다. 비트코인에 아직까지 자산을 할당하지 않은 투자 매니저에게 남아있는 유일한 항변은 가격 변동성이다.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추가한 수탁자는 처음 약속했던 수익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을 것이다.

2021년 같은 호황기에는 비트코인에 5%만 자산을 할당해도 수익률이 매우 높지만, 2018년 같이 가격이 침체했던 해에는 수익률이 높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수탁자는 투자 수익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제외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가격 변동성이 꼭 리스크는 아니다. 이 부분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복잡해진다. 수탁자들은 가격 변동성 때문에 포트폴리오에서 비트코인을 제외할 의무가 있지만, 이로 인해 숨어있는 또 다른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 바로 통화 현실을 정확하게 짚지 못하는 데서 오는 리스크다.

가까운 미래에 달러가 세계 1위의 통화 자리를 내어주는 일은 없겠지만, 1억여 명의 사람들이 적어도 저축의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것이 세계 통화 시장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이 지각변동은 비트코인을 무엇이 돈이고 무엇이 실물인지를 결정하기 위한 합의 메커니즘으로 바라보는 믿음에서 생겨난다. 통화 현실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식별해내는 것이 수탁자의 의무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다. 그러나, 성장에 집중하는 수탁자라면 200%의 연평균성장률을 10년간 기록한 자산을 알아볼 수밖에 없다. 알아보지 못했다면, 다른 수탁자에 비해 수익률이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성실한 투자자라면, 수익률이 낮을 때 비트코인과 인터넷 기반 비법정 화폐와 관련한 기술적, 지정학적 변화에 관한 질문을 던져볼 것이다. 수탁자의 의무는 무엇인가? 완전히 디지털화된 무정부 대안 통화를 고려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비트코인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도 괜찮을 것인가? 이 관점에서 바라볼 때, 가격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고객을 위해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이 수탁자의 의무일 수 있다.

Loic Leray/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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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 이렇게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투자 매니저들을 위한 올바른 명제는 바로 고객을 위해 비트코인을 보유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수탁자들은 앞으로도 달러가 유일무이한 기축통화로 입지를 공고히 하리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통화와 암호화폐 과학은 공식적으로 하나로 합쳐졌고, 비트코인은 이미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입지를 갖추었다. 비트코인을 보유하지 않는 것은 포지션 방치(unhedged position)다. 금융 불안정의 시대에서 포지션 방치는 재난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매우 작은 양이라도 비트코인을 보유한다면, 수탁자는 세계의 화폐가 천천히 변화하며 달러, 인민폐, 유로뿐만이 아니라 정부 발행 화폐 자체에 대한 의존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다. 변화는 미묘하며, 특히 세계 경제가 현재의 통화 인프라에 완전히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그러하다. 그러나 미묘한 변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은 그 명목이 헷지이건, 도박이건, 통화 혁명이건 간에 이미 고객을 위해 비트코인을 구매했다.

수탁자가 비트코인에 자산을 할당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마지막 근거가 있다. 바로 인간의 자유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금융 역량 강화를 위한 도구로서 비트코인의 잠재력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비트코인은 연방준비제도(Fed)나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나 수요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환경 파괴, 인신매매, 정치로 인해 발생하는 인플레이션 등 여러 심각한 문제가 현존하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오늘날 수많은 수탁자가 투자 성적뿐만이 아니라 공동책임을 강화하고 사회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다. 금융 지수를 발행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 지수(MSCI)는 1만4000개의 기업에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평가를 제공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투자라는 개념이 투자 관리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같이 인플레이션에 허덕이는 국가들에서 대안으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인류의 문제를 경감시켜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 기사를 읽은 후에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에 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월등한 투자수익과 사회적인 영향력을 추구하기 시작하는 수탁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영어기사: 임준혁 코인데스크코리아 편집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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